내가 무엇을 해 줄 수 있을까.
평소에 평범에 보이는 사람. 어느 것 하나 특출 나지 않은 사람. 그냥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무난한 사람.
그게 바로 나라는 사람.
부정이라는 어둠 속에서 계속 헤매다 더한 부정을 하게 되면 들어가고 마는 심연. 이 심연이라는 장소는 한 줄기 빛이 있던 어둠보다 더 깊은 곳. 주변을 아무리 둘러보아도 어느 것 하나 보이지 않고 그곳을 벗어나려 발버둥 치는 자신조차 보이지 않는 그런 장소. 이 곳에서는 자살이라는 선택이 자신에게 큰 고통을 안겨줄까 걱정을 하던 사람조차도 그 고통보다 지금을 살아가는 게 더 아프고 힘들어서 자살을 선택하게 하고 마는 그런 장소. 그곳에 오래 머무르면 어느샌가 자신을 반겨줄 절벽 앞에 서고 만다. 아득히 너무나도 깊어서 보이지 않는 바닥을 가진 절벽. 그리고 그곳에서 마지막을 선택한다.
주변의 어느 누구라도, 무엇이라도 자신을 잡아주지 않을까 스마트폰 화면을 껐다 켰다를 반복하지만 그 우연이라는 놈이 그 순간에 존재하지 않는다. 어쩌다가 여기까지 오게 된 걸까 이 위치에 서게 된 걸까.......
괴물에게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 괴물을 잡아먹기로 결심했다.
당연할 수 있는 문장. 내가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 잡아먹을 결심을 한 용기. 언뜻 멋있어 보일 수 있는 상황.
그러나 현실은 그런 나를 괴물로 바라볼 뿐이다. 괴물을 잡아먹기 위해서는 나도 괴물이 되어야만 한다. 그에 준하지 않으면 나는 잡아먹힐 것이기 때문에 나도 모르는 새 나는 괴물이 된다. 그리고 내가 그 괴물을 잡아먹는 순간 나는, 진정한 괴물이 된다. 다른 사람들은 내게 잡아먹히지 않기를 원할 것이며, 그중에는 나와 같은 사람이 있을 것이다. 나를 잡아먹기로 결심한 사람들.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 노력했을 뿐인데, 단지 노력했을 뿐인데, 괴물이 되어버렸다. 어느 누구도 말을 들어주지 않는 괴물. 외로이 잡아먹힐 날만을 기다리는 괴물.
어느 순간부터 어긋나기 시작한 걸까. 잡아먹혔어야 옳았던 걸까.
눈 앞에 넘쳐나는 모순 덩어리. 원망, 고독, 외로움. 내게 남겨진 것들.
희망, 기쁨, 인간으로서의 본질. 내가 버린 것들.
나는 무엇을 위해 이렇게 된 걸까. 이제는 내 목적조차 보이지 않는 심연. 빠져나갈 수 없는 심연 속에서 의미 없는 발버둥. 오직 괴물이라는 이름만 남은 나라는 존재.
그런 심연 속에서도, 짜인 각본처럼, 필연은 존재했다. 그 순간, 눈부시게 나를 비추는 빛 한 줄기. 내가 있던 심연마저도 밝혀내는 빛 한 줄기. 그 빛 하나에 나는 심연 속에서 벗어나 기쁜 마음으로 괴물로서의 죽음을 택한다. 언뜻 보기에 이해가지 않을 선택일지라도.......
그 빛 한 줄기에 모든 것을 맡긴 채 괴물이라는 자리에서 내려오기로 결심한다.
언젠간 제자리로 돌아가기를 믿으면서.
머릿속을 정리하면서 써본 글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살면서 관심이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주는 사람에게는 작고 사소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받는 사람에게는 그만한 격려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항상 감동은 소소한 것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주변에 소소한 관심을 가져주는 것부터가 거창하게는 사회 변화의 원동력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작게는 한 사람의 생명 변화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는 요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