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4 모두 다 내 탓이야

part 2

by 옥상 소설가

솜틀집 할머니의 친 아들이 지물포 아저씨고

지물포 아저씨의 입양한 딸이 하는 미용실이 진주 미용실이다.

지물포 아저씨와 아줌마는 자식을 낳을 수 없어 어린 여자애를 입양했고, 이름을 진주라고 붙였다.

입양된 진주는 잘 자라 구청에 다니는 성실한 총각을 선으로 만나 결혼을 했다.

진주는 딸 은진이와 아들 은한이를 낳았다.

솜틀집 할머니는 손녀 딸 진주에게 미용실을 차려주었다.

할머니는 입양한 손녀 딸 진주, 그녀의 남편, 구청에 다니는 손주 사위

증 손주 은진이와 은한이를 끔찍이 아낀다.

증 손주들을 사랑하는 마음

그 반에 반이라도 동네 꼬마들을 예뻐해 주셨으면. 아니 동네 꼬마들을 괴롭히지 않으면 좋으련만

동네 아이들이 은진, 은한이 와 잘 놀아주지 않으면 아이들은 솜틀집 할머니에게 호되게 혼이 났다.

그래도 엄마는 솜틀집 할머니 내외와 지물포 아저씨 내외를 모두 좋은 사람이라고 했다.

입양한 아이를 피붙이 자식처럼 손녀처럼 아끼고 키우는 사람들을 드물다고 했다.


우리 동네 유일하게 한 집에서 4대가 사는 집

솜틀집 할머니 내외

지물포 집 아저씨 내외

진주 미용실 아줌마 내외

은주와 은한이

지물포 할머니가 자랑으로 여기고 최고로 애정 하는 사람은

구청에 다니는 손주 사위다. 구청에 다니는 은진 아저씨를 공략하는 수밖에 없다.


' 은진 아저씨, 미안해요.

우리 동네 평화를 위해 아저씨가 희생을 좀 하세요. '


“ 은진 아빠, 일찍도 일어났네. 자네 덕분에 온 동네가 아주 깨끗해. “

“ 네, 편히 주무셨어요? 날이 참 좋네요. ”

“ 시장 입구 쪽에 쓰레기통 좀 더 설치해 달라고 구청에 얘기 좀 넣어봐. ”

“ 아~ 네, 원래 그건 동사무소에 말해야 하는 건데. 제가 전화로 얘기해 볼게요. “

“ 그래, 수고해. ”

“ 은진 아빠, 저번에 우산 잘 썼어. 남자가 어쩜 이렇게 섬세해?

비 오는 날이면 미용실에 손님들 쓰라고 우산도 갖다 놓고 말이야. “


“ 그러게 말이야. 지물포 아줌마가 사위 복은 정말 많아.

겨울에 눈이 오거나 길이 얼 것 같으면 연탄재를 뿌려서 사람들이 미끄러지지 않게 해 놓고

세상에 이렇게 동네 사람들한테 마음 쓰는 사람이 어디 있어?

아무래도 구청에 전화해서 모범 공무원으로 표창장 주라고 해야겠어. “

“ 맞아요. 맞아. 은진 아빠 같은 사람 세상없지. ”

“ 별말씀을요. 공무원이면 이런 일들은 다 해야 하는 거예요. ”

“ 공무원이라고 다 이런 줄 알아? 안 그런 사람도 얼마나 많은 데. “


동네 사람들 모두 진주 미용실 아줌마의 남편 은진 아저씨를 좋아했다.

진주 미용실 아줌마는 외모는 별로여도 남편복은 있다고 했다.

엄마 말로는 진주 미용실 아줌마는 사춘기 무렵 자기가 입양아라는 사실을 알고, 방황을 조금 했더란다.

지물포 아저씨, 아줌마 솜틀집 할머니, 할아버지

네 분이 끔찍하게 사랑했더라도 본인이 친자식이 아니라는 사실은 조금 충격이었나 보다.


“ 현아야, 은주랑 은한이는 몰라.

진주 미용실 아줌마도 동네 사람들이 모른다고 알고 있어. 입조심해야 한다. “


진주 아줌마는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대학은 못 가고

솜틀집 할머니의 권유대로 미용을 배웠고, 큰 미용실의 보조로 일했다.

아줌마는 150센티미터의 작은 키에 통통한 몸매

예쁜 편은 아니었지만 애교 있는 눈웃음과 말투로 사람들의 호감을 샀다.

지물포 아줌마와 아저씨는 교양 있고 점잖은 편이라 동네에서 인심을 얻었고

딸에게 선자리가 들어와 지금의 아저씨와 선을 보게 되었다.

아저씨는 아줌마가 그다지 맘에 들지 않았지만

진주 아줌마는 첫눈에 반한 아저씨를 놓칠 수가 없어

매일 아침 아저씨가 구청으로 출근할 때,

옆 동네에 사는 아저씨 부모님 집에 매일 찾아가 점수를 얻어 결혼에 성공했다.

은진 아저씨는 외아들에 효자라 부모님이 진주 아줌마랑 결혼을 하라고 하자

순순히 결혼을 했고, 은진 은한 남매를 낳았다.


아저씨의 부모님 두 분 다 병환으로 일찍 돌아가시자

아저씨는 처갓집으로 들어와 장인 장모님을 친부모님처럼 모시고 살았다.

솜틀집 할머니는 심성이 착하고 부지런한 손주 사위를 자랑으로 여기셨고

건물에 있던 1층 가게를 비워 진주 미용실을 차려주셨다.


“ 손주 사위를 아주 잘 얻으셨어요. ”

“ 은진 아빠 덕분에 온 동네가 깨끗하고 살기 좋아요. ”


동네 사람들이 아저씨 칭찬을 하면 솜틀집 할아버지랑 할머니는 하루 종일 웃으셨다.

행여 손주 사위의 흉을 보면 그 사람은 그 날은 경을 치는 날 일 정도로

솜틀집 할머니의 손주 사위 사랑은 대단했다.

별 다방 미스 정 언니를 처치하려면 솜틀집 할머니의 손주 사위에 대한 사랑을 이용해야 했다.

경화 할머니, 솜틀집 할머니 두 분이라면 미스 정 언니를 손볼 수 있다.

나는 미스 정 언니가 일하는 별 다방으로 전화를 했다.

코를 막고, 목소리를 변조해서 최대한 남자 목소리를 냈다.


“ 별 다방이죠? 여기 구청 사무실인데요. 민원실에 커피 6잔 배달해주세요. “

“ 네? 구청 민원실로요? 커피 배달을요? ”

“ 네, 만약 구청 입구에서 배달을 막으면 민원실의 채동욱 직원이 배달시켰다고 하면 됩니다.

배달은 미스 정이 꼭 해야 합니다. “

“ 네? 채동욱 씨요? 전화하신 분은 누구세요? “

“ 제가 민원실 채동욱이라고 합니다. 미스 정이 꼭 배달을 와야 합니다. ”


이 날부터 구청 민원실로 사상초유의 커피 배달이 시작되었다.

은진 아저씨는 자기는 커피 배달을 한 적이 없다고 했지만

미스 정 언니는 이미 배달을 온 상태였고, 은진 아저씨는 커피 값을 지불해야만 했다.

나는 이 삼일에 한 번씩, 별 다방으로 주문 전화를 했고, 구청 커피 배달에 맛이 들린

대담한 미스 정 언니는 주문 전화가 맞는지 확인도 하지 않고, 무조건 커피 배달을 구청으로 가기 시작했다.

미스 정 언니가 커피 보따리를 들고 민원실로 들어올 때마다

은진 아저씨는 식은땀을 흘렸고 주변은 웅성거렸다. 미스 정 언니는 새로운 먹잇감으로 은진 아저씨를 찍었다.

아저씨는 미스 정 언니에게 순진하고 손쉬운 사냥감이었다.

구청으로 미스 정 언니가 배달을 자주 오자

직원들 사이에서 아저씨와 미스 정 언니의 관계를 의심하는 말들이 돌기 시작하더니

‘ 뭉게뭉게 ’ 버섯처럼 야릇한 소문들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어느 곳이나 남녀 상렬 지사는 흥미로운 주제다.

마침내 은진 아저씨와 미스 정 언니의 소문은

솜틀집 할머니 내외, 지물포 집, 진주 미용실 아줌마 귀에까지 들어가게 되었다.


“ 할머니, 어떻게 해? 우리 은진 아빠 ”

“ 아니야, 우리 채 서방이 그럴 리 없어 ”

“ 구청에채 서방이랑 미스 정 소문이 났다고 손님이 그랬어.

구청으로 차 배달도 자주 온데. 미쳤나 봐. 은진 아빠 “

“ 진주야, 너 미쳤다고 공무원이 자기 일하는 구청으로 커피 배달을 시키겠어? 그것도 다방 레지한테?

누가 채 서방을 음해하려고 하는 거야. 구청 내에 채 서방을 질투하는 직원이 있는 것 같은데. “

“ 아니야, 채 서방 퇴근 무렵에 미스 정 고년이 구청 앞에서 채 서방을 기다리고 있다가

둘이 다정히 팔짱을 끼고 가는 걸 사람들이 봤데. ”

“ 뭐? 구청 밖에서도 둘이 만난다고? ”

“ 응, 둘이서 만나기도 한다는 데 ”

“ 아니야, 말도 안 돼. 채 서방이 미스 정을 먼저 만나자고 할 리는 없고

미스 정 그게, 구청 입구에서 채 서방을 기다리고 있는 모양이네.

걔가 기다리고 있는 데, 채 서방이 어쩔 방법이 있니? 아무래도 미스 정 그게 수를 쓰고 있어.

이게 채 서방한테 꼬리를 치고 다니는 거야. “


“ 할머니, 어떻게 해? 동네 부끄럽고, 이러다 채 서방 구청에서 잘리면 어떻게 해?

공무원은 이상한 소문나면 잘린 단 말이야. “

“ 아무래도 안 되겠다. 우리 동네에서 미스 정 고걸 쫓아내야지.

넌 조용히 있어. 채 서방한테 소문을 들은 척, 아는 척하지 말고

평상시 보다 더 잘해줘야 해. 알았지? “

“ 응 ”




“ 할머니, 경화 할머니 집에 계세요? ”

“ 어? 현아 네가 웬일이야? 나를 다 찾고? ”

“ 할머니, 아저씨 택시가 동 사무소 앞에 서 있어서요. 아저씨 어디 아프신 거 아니에요? ”

“ 엥? 우리 경화 아범 차가 서 있다고? 아직 집에 안 들어왔는데 ”

“ 어? 그럼 오늘도 아저씨가 거기에 주차를 한 건가? ”

“ 그게 무슨 말이야? ”

“ 네, 해피 아저씨 도시락 배달 가면 아저씨 차가 동사무소 앞에 자주 서 있더라고요. “

” 아범이 왜 거기에 차를 대지? 차가 거기 자주 있었다고? “

“ 네, 저번에 차에서 내리는 어떤 여자도 봤는데...... ”

“ 뭐? 어떤 여자가 우리 아범 차에서 내려? ”

“ 네, 손에 커피 보자기가 있었어요. 지물포에 자주 오던 언니였던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

“ 뭐야? 손에 커피 보자기가 있었어? 어떻게 생겼던? “

“ 키가 크고, 좀 통통한데 다리가 아주 길었어요. 피부가 좀 까맣고, 눈도 크고, 코가 오뚝했어요.

입술 아래 큰 점이 있던 데요. 예뻤어요. 그 언니 “


“ 야!!!! 그게 무슨 이쁜 얼굴이야? 완전 불여시지. 인상착의가 딱 별 다방 미스 정이네.

너, 그 얘기 누구한테 했어? “

“ 아니요, 아무한테도 말 안 했어요. ”

“ 절대 말하면 안 돼. 특히 경화 어멈한테는 알았지? ”

“ 네, 저, 할머니 근데요. ”

“ 또 왜? ”

“ 그 언니랑 경화 아저씨랑 마을금고 어쩌고~ 저쩌고~ 그러던데요. ”

“ 뭐? 마을금고? ”

“ 네, 돈을 찾아서 준다, 어쩐다. 그런 얘기였던 거 같아요. ”

“ 아이고 큰 일났네. 큰 일 났어. 미스 정 고년이 이제 우리 경화 아범한테까지 손을 대는구나.

아주 온 동네 유부남들 등꼴을 빨아먹네. 경화 어멈 알면 난리 날 텐데. “

“ 왜요? 경화 아줌마 알면 안 되는 일이에요? ”

“ 넌 몰라도 된다. 어른들 일이야. “


경화 할머니가 한복 소매를 걷어 부치더니 별 다방으로 향한다.

얼른 솜틀집 근처로 가보니 할머니가 솜틀집 앞에 물을 끼얹고 계신다.


“ 할머니, 안녕하세요? ”

“ 어, 그래 현아구나? 어디 가냐? ”

“ 네, 해피 분식집에 엄마한테 가려고요. ”

“ 응, 그래 ”

“ 어? 경화 할머니다. ”

“ 어? 저 할망구 표정이 왜 저래? 왜 저렇게 씩씩대냐? ”

“ 어~ 어떻게 해? 아무래도 경화 할머니 별 다방 가나 봐요. ”

“ 그게 무슨 소리야? 저 할멈이 왜 별다방엘 가? ”

“ 미스 정 언니랑 경화 아저씨랑 무슨 일이 있었나 봐요. ”

“ 뭐야? 미스 정 고년이? 경화 아빠한테도 꼬리를 치고 있구나.

아주 온 동네 남자들을 휘젓고 다니고 있네.

아휴~ 안 되겠다. 더 이상은 안 되겠어.

나도 가야지. 내 미스 정 이 년을 아주 그냥~ “


솜틀집 할머니도 팔을 걷어 부치더니 경화 할머니 뒤를 따라가신다.

뒤 따라오는 솜틀집 할머니를 보고 경화 할머니가 놀라신다.

솜틀집 할머니가 경화 할머니에게 몇 마디 얘기를 하시더니

두 할머니의 눈에 불길이 일어난다. 그 순간 두 분은 동지이자 전우다.

결연한 자세와 빠른 걸음으로 별 다방으로 향한다.

결말은 빤하다. 두 할머니는 천하무적이다.

누구도 두 할머니를 당해낼 사람은 없다. 굳이 별 다방에 갈 필요는 없다.

하지만 잠시 뒤 호기심이 강한 나는 과정과 결과를 보기 위해 별 다방으로 향했다.

만만치 않을 미스 정 언니의 반격을 기대하며 별 다방의 계단을 올라갔다.



“ 우리 엄마한테 욕하지 마세요.

우리 엄마가 왜 쌍년이에요?

우리 엄마 때리면 가만히 안 있을 거예요. “

남자아이가 어느새 달려와 바닥에 쓰러진 미스 정 언니를 가로막고

두 할머니를 향해 눈을 부라리고 소리를 지른다.

‘ 뭐? 엄마라고? 미스 정 언니가 엄마라고? 대체 이게 무슨 소리야?

미스 정 언니가 처녀가 아니었어? 애가 있다고? ‘


나만 놀란 게 아니었다. 경화 할머니와 솜틀집 할머니 모두 놀라

남자아이와 미스 정 언니를 번갈아 쳐다본다,


“ 얘가, 이 남자애가 니 아들이냐? 너 아들도 있어?

그럼 남편도 있겠네? 그러면서 처녀 노릇을 하고 다니고 우리 아들 돈을 사기 쳐 먹으려 들어?

이 미친년, 애 엄마가 니 아들 보기 부끄럽지도 않냐?

남편도 있는 년이 동네 남자들한테 꼬리를 치고 돈을 받아쳐 먹어? 이 천하에 몹쓸 것 ”


경화 할머니가 미스 정 언니의 뒤통수를 강타하더니 분이 안 풀렸는지 미스 정 언니의 머리를 다시 쥐어뜯기

시작했다. 미스 정 언니는 이제 모든 걸 포기한 듯 경화 할머니 손에 몸을 맡겼다.

언니 몸이 종이 인형처럼 나풀거린다.


“ 경화 할머니, 제발 그만하세요. 우리 아들이 보고 있어요.

애만 보내고 올게요. 우리 애만 보내고, 다시 올 테니 그때 때리던지 죽이 던 지 마음대로 하세요.

우리 애 보는 앞에서는 제발, 제발 그만하세요. “


미스 정 언니의 하소연에도 경화 할머니는 언니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있다.

솜틀집 할머니는 너무 놀라 가만히 서있기만 했다.


“ 이제야 아들 보기 부끄럽냐? 이 천하에 몹쓸 것, 천벌을 받을 것

너 이러면서도 이 동네에서 계속 장사할 수 있을 것 같아? “


남자애는 경화 할머니한테 달려들어 손을 물어뜯는다.


“ 할머니, 할머니가 뭔데 우리 엄마를 때려요? 왜 자꾸 우리 엄마한테 욕해요? ”


남자애는 눈물이 그렁그렁하면서도 경화 할머니를 향해 악을 쓰고 달려든다.

어디선가 많이 본모습이다.

엄마를 보호하기 위해 온 몸으로 엄마를 막고, 엄마를 때리는 사람들을 향해 소리를 지르는 이 광경

언니들이랑 나는 할머니랑 고모들이 무서워서 벌벌 떨고만 있고

더는 참을 수 없었던 우리 큰 오빠가 할머니 고모들을 향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던 예전 그 모습 그대로이다.


‘ 저 애는 미스 정 언니를, 아니 자기 엄마를 온몸으로 보호하고 있는 거야.

우리들처럼 자기 엄마를 사랑하고 있는 거야.

이게 아닌데. 내가 바라던 건 이게 아닌 데.

다 내 잘못이야. 다 내 탓이야. 내가 이렇게 만든 거야.

아니야, 이건 아니야. 다 내 잘못이야. 저 남자애 마음이 얼마나 아플까? ‘


“ 훈아, 얼른 집으로 가. 제발 집으로 가. 엄마랑 아는 할머니들이야.

할머니들이 엄마를 오해해서 그러는 거야. 이제 엄마한테 욕 안 할 거야. 때리지도 않을 거구. “

“ 아니야, 내가 저기서 다 봤어. 이 할머니들이 엄마한테 남자 등골 빼먹는 구미호라고

벼락 맞아 죽을 년이라고 욕하는 거 다 들었어.

이 할머니들이 왜 엄마를 때리고, 욕 하는 거야?

엄마가 무슨 잘못을 했길래? 그래도 때리면 안 돼.

선생님이 아무리 화가 나도 때리면 안 된다고, 욕하면 안 된다고 했어.

할머니, 우리 엄마 때리면 경찰에 신고할 거예요. 내가 가만히 안 있을 거예요.

엄마, 이제 집으로 가자. 얼른 가자. 민정이도 엄마 기다리고 있어. “

“ 훈아, 이거 갖고 얼른 집으로 가. 엄마 금방 갈게. ”

“ 싫어, 엄마랑 같이 갈 거야. 나 절대 안가. 내가 가면 이 할머니들이 엄마 다시 괴롭힐 거야.

엄마랑 같이 있을 거야. 엄마랑 같이 집에 갈 거야. “


나는 해피 분식으로 달려갔다. 이 싸움을 만든 것이 나다.

말려야 한다. 어른이 필요하다. 이 싸움을 말릴 어른이


“ 엄마! 엄마! 엄마! 엄마 어딨어? ”

“ 왜? 현아야, 왜 이렇게 달려와? ”

“ 아줌마, 우리 엄마 어디 있어요? ”

“ 엄마? 너희 엄마 지금 교육센터로 가셨어. 자격증 등록해야 하는데 서류가 빠진 게 있다고

그거 내러 가야 한다고 이제 막 나가셨는데. 왜? 무슨 일 있어? “

“ 아줌마, 큰 일 났어요. ”

“ 무슨 일인데? ”

“ 아줌마, 어떡해요? 내가, 내가 다 망쳐놨어요.

지금 별 다방으로 경화 할머니랑 솜틀집 할머니가 가셔서

미스 정 언니를 때리고 욕하고 그러고 있었는데, 그 언니 아들이 나타났어요. “


“ 뭐? 미스 정이 아들이 있어? 미스 정, 처녀 아니야? ”

“ 아니래요. 아니었데요. 그 언니, 아니 그 아줌마 아들도 있고 딸도 있나 봐요.

그 언니 아들이 할머니들 뜯어말리고, 울고 불고 난리도 아니에요. “

“ 누구 말리는 사람 없어? ”

“ 다들 할머니들이 무서워서 구경만 하고, 말리는 사람이 하나도 없어요. ”

“ 현아야, 그건 어른들 일이야. 어른들이 알아서 할 일이야.

넌 그냥 가만히 있어. 애가 끼어들 일이 아니야. ”

“ 아줌마, 아줌마라도 같이 가요. 이건 다 제 잘못이에요. 제 잘못으로 벌어진 일이에요. “

“ 그게 무슨 말이야? ”


“ 아줌마, 다 내 탓이에요. 다 내가 꾸민 짓이에요.

내가 그 언니가 미워서 우리 동네에서 쫓아내려고

거짓말도 하고, 할머니들한테 일러바쳐서 이렇게 돼버렸어요.

아줌마, 같이 가서 좀 말려주세요.

나 너무 무서워요. 할머니들 좀 말려주세요.

그 애가 너무 불쌍해요. 눈앞에서 자기 엄마 맞고, 욕하는 거 듣고, 너무 슬플 거예요.

우리 할머니랑 고모들도 그렇게 와서 우리 엄마 때리고, 욕하고 그랬는데

그때 우리가 얼마나 무서웠는 데요.

우리 큰 오빠가 커서 이제 아무도 엄마를 때리지 못하지만 그 남자애는 너무 어려요.

할머니들이 계속 그 언니 때리고 욕할 거예요. 그 애 앞에서

아줌마, 같이 가요. 나랑 같이 가서 좀 말려주세요.

미스 정 언니 불쌍해서 그 남자애 불쌍해서 못 보겠어요. “


' 가자 ' 잠시 뒤 아줌마는 분식집 문을 잠그고 별 다방으로 향했다.

별 다방에 도착해서 보니 두 할머니들은 돌아가 있었고

미스 정 언니는 얼이 빠진 체 울고 있고 남자아이도 엄마를 따라 ‘ 엉엉 ’ 울며 언니를 안고 있었다.


“ 어떻게 된 거예요? 저 남자애는 또 누구에요?


해피 아줌마는 별 다방 사장 아줌마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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