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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감상문과 필사
13. 수많은 삶, 그만큼의 세계
무문관
by
옥상 소설가
Nov 3. 2022
불교에서 '윤회'는 의미가 크다
인도 전통에서는 '윤회'를 좋아하지 않는다
'윤회'를 끊어야 한다 벗어나야 한다
인도 사람들은 '윤회'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시간들을 사람으로 태어나서 얻었다고 생각
불교에서의 핵심은 '무아' 임
' 내가 연속적이지 않은데 윤회하려면 영원한 자아가 있어야 함 '
그러면 윤회는 끊어짐 염세주의와는 다름
염세주의
세계와 인생에는 아무 가치가 없으며
개선이나 진보는 불가능하다고 보는 사고방식
불교에서 '참는다'는 '탐욕'에 대한 경계
자비롭지 못하고 자애롭지 못한 마음에 대한 경계
내 것을 탐하면 남에게 잘해 줄 수 없다
내 삶의 주인이 도면 소요유가 가능해짐
'나'를 떠나 자유로와 짐
수처작주 입처개진
隨處作主 立處皆眞
내가 진짜가 되면 나는 주인이 된다
내 마음이 읽히는 순간 내 삶의 주인이 된다
내가 주인이 되면 내 주변을 둘러싼 모든 것들이 보임
내 앞의 진짜가 보임 '풍경'으로만 보이지 않음
( 늙어가는 엄마, 고민하는 딸, 힘들어하는 친구 등이 보인다 )
내 마음이 보이지 않는 것은 다른 곳에 집착하고 있는 것
내가 주인이 아니면 다른 곳에 휘둘리고 있어 앞이 안 보임
( 꽃과 구름을 볼 수 없다 )
현재가 열리지 않는다
사람들이 엄청난 자연으로 가는 이유
( 새빨간 노을, 거대한 산과 폭포 )
거대한 자연이 나를 압도해 버린다
나는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현재에 서 있게 된다
진짜로 내 눈앞에 보여서
내 눈앞에 서 있어서 내가 강제로 '주인'이 되어버림
무위진인
無位眞人
도를 닦는 마음이 뛰어나서 지위를 달 수 없을 만큼의 경지에 오른 참된 인간
사람으로 동등하게 만남
타인을 부정하는 것이 아닌 동등하게 보는 것
'지위'가 없다
내가 굽신거리지 않는다
내가 주인이 된다
주인 = 부처 = 진인
어디를 가도 어디에 있든 당당한 사람
알면 알고 모르면 모른다 말하는 사람
경험한 것만 말한다
아는 체 하지 않는 사람
옛날 석가모니가 영취산의 집회에서 꽃을 들어 대중들에게 보여주었다
이때 대중들은 모두 침묵했지만, 오직 위대한 가섭만이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자 석가모니는 말했다
" 내게는 올바른 법을 보는 안목, 즉 열반에 이른 미묘한 마음,
실상에는 상이 없다는 미묘한 가르침이 있다
그것은 문자로 표현할 수도 없어 가르침 이외에
별도로 전할 수밖에 없기에 위대한 가섭에게 맡기겠다."
싯다르타가 진정으로 바란 것은 자신처럼 제자들도 그들 자신의 삶을 긍정하는 것
싯다르타는 자신을 부처로 숭배하기보다는 제자들이 스스로 부처가 되는 것을 보고 싶었던 것
모든 맹신은 맹신의 대상이 좋든 그렇지 않든 일종의 집착일 수밖에 없는 법
반대로 외적인 권위에 대한 부정은 모든 종류의 집착을 끊고 자유로 나아가는 지름길
언제가 자신만큼 자유로워져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걸어가는 제자들의 모습을 기다리며
싯다르타는 제자들을 가르쳤던 것
가섭은 싯다르타가 아닌 꽃만을 본 것
가섭만 유일하게 주인이 된 것
'꽃' 하나도 보지 못한 사람이 어찌 어린아이를 볼 수 있는가?
다른 제자들은 '꽃' 이 아닌 싯다르타가 꽃을 들고 있는 행동에서
의미를 찾느라 예쁜 꽃을 보지 못했다
가섭만이 싯다르타의 머리와 의미를 읽으려 하지 않았다
세계, 타인 의 의미를 읽으려 하지 말라
그러는 순간 나는 간신이 된다
이미 모든 것은 다 표현되어 있다
꽃은 이미 피어 있고 바람은 시원하다
모든 것을 등급으로 나누면 세상의 아름다운 것을 보지 못한다
싯다르타와 여자아이가 같아 보일 때
싯다르타가 들고 있는 꽃도 보임
주인이 된 것
사실은 단 하나의 세계가 아니라 몇백만의 세계, 인간의 눈동자 및 지성과 거의 동수인 세계가 있고
그것이 아침마다 깨어난다
사람들의 수만큼 세계가 존재한다는 이야기
그렇다면 당연히 우리 각자에게는 자기만의 세계가 있다는 것
그렇지만 하나의 세계가 나와 무관하게 객관적으로 존재한다고
쉽게 믿고 있는 사람들에게 프루스트의 이야기는 받아들이기 힘들 정도로 충격적일 겁니다
까마귀에게는 그만의 세계가 있고 물고기에게도 그만의 세계가 있다
또한 눈이 좋은 사람에게도 그만의 세계가 있고 눈이 나쁜 사람에게도 그만의 세계가 있다
마찬가지로 평범한 사람에게도 그만의 세계가 있고
깨달은 사람에게도 그만의 세계가 있는 법입니다
문제는 우리가 자신의 세계를 부정하고
다른 진짜 세계 혹은 초월적인 세계를 꿈꾸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집착입니다
자신이 보는 세계는 가짜고 스승이 보는 세계가 진짜라고 믿는다면
제자들은 과연 부처가 될 수 있을까요?
아마 불가능할 겁니다
깨달은 사람은 자기의 세계를 긍정하며 주인공으로 자신의 삶을 영위하는 사람이니까요
어떤 아이가 꽃을 보여준다면 누구나 그 아름다움에 환한 미소가 떠오름
반면 자기보다 우월한 누군가가 꽃을 보여주면 왜 그랬는지 고민하게 될 것임
스승이 안중에도 없어야 꽃을 보고 환하게 미소를 지을 수 있음
나는 항상 다른 사람의 의도를, 숨겨진 의미를 찾으려고 애쓴다
다른 사람의 말과 행동을 있는 그대로 보고 들어야 하는데
나의 방식으로 해석하려 한다
오래된 나의 습
어렸을 적부터 살아온 살아내 온 내 삶의 방식
슬픈 나의 버릇
그것이
사실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숨겨진 의도는 없는지?
무엇을 원하고 있는 건지?
내게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항상 생각하고 의심하고 짐작하고 고민했다
그래서 힘들었다
물론 먹고사는 문제이고 여러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데 있어서
눈치가 빠르고, 예민하고, 무엇이든 잘 캐치하는 사람은
분명 돈을 벌고, 승진을 하고, 원하는 것을 얻기에 유리할 것이다
하지만 그러기엔 그렇게 살기엔
너무 힘들다 피곤하다 고통스럽다
자기도 모르는 자신의 마음을 남인 내가 파헤치려 했으니
내가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그런 나를 그녀가 그가 보았다면 알았다면
얼마나 불쾌하고 기분이 상했을까?
그리고 내가 결론을 내렸다 한들
그것은 진실도 아니다
나만의 교만하고 오만한 어리석은 착각이다
' 왜 내가 남의 마음을 의도를 생각을 알아채려 하는가? '
나 스스로 서 있는 것도 힘든데 어려운데
왜 왜 왜 그런 욕심을 부리는가?
어리석게 행동하는 가?
노예의 길로 들어서려 하는가?
내가 그곳에 진실되게 서 있으면 그것으로 되는 것이다
순간마다 깨어 있으면 바라보고 있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욕심을 버리고
의심을 버리고
걱정을 버리고
순간에 현재에 집중하자
과거와 미래를
후회하지 말자
걱정하지 말자
집착하지 말자
이미 지나갔고
앞으로의 시간들도
올
지 안 올지
지금의 나는 알 수 없다
다만 나는 지금 여기에 있을 뿐이다
수처작주 입처개진
항상 기억해야 하는 말
머무르는 곳마다 주인이 되면 그곳이 어디든 참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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