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산책을 나갔다
아름다운 사람을 만났다
아름다운 여자를 만났다
아름다운 소녀를 만났다
흰 백발에 남색 코트 남색 베레모
모자 옆에는 노랗고 조그만 꽃을 꽂은 채 걸어가고 있었다
얼굴을 보지 못해서 아쉬웠지만
그녀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었다
아이같이 해맑게 웃으며
나무와 꽃과 하늘을 보고 걸어가고 있겠지
기분이 좋았다
나도 저렇게 나이 들어가야지
아이처럼 저렇게 살아가야지
그녀를 기억하고 싶어
사진을 찍었다
흔들릴 때마다
욕심이 늘어갈 때마다
순수함을 잃어버릴 때마다
나를 놓칠 때마다 바라봐야지
그녀가 정말 사랑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