씽씽이를 타고 유나쌤이 왔다
어젯밤 갑자기 만나자고 톡을 보낸 유나선생님
별 일이 없다면 유나샘의 데이트 요청에 나는 항상 ok
" 이거 타고 왔어? 딸이 타고 온 거 가져온 거 아냐? "
" 아뇨, 늦을 것 같아서 이거 타고 왔어요 진짜 빨라요 "
" 진짜? 샘이 이걸 타고 왔다고? "
" 네 "
" 그래, 잘했다 "
유나샘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검정 빵모자를 쓰고
내 앞에 앉아 검은 눈동자를 굴리며 메뉴판을 보고 있었다
그녀의 하얀 피부도 살짝살짝 보이는 주근깨도 모두 사랑스럽다
' 그렇지, 이거지, 이러니 내가 유나샘을 좋아하지
음~ 역시나 마음에 들어 '
식사를 마치고 커피를 마시는 동안 그녀와 나의 이어지는 고민들
결론은 2년만 더 열심히 해보자고 그래도 안 되면 동업을 해보자고
일단 2년 동안은 하는 데까지 달려보기로 했다
걷고 싶다는 나의 말에 샘은 동의를 했고
걸어가는 내 옆에 그녀는 킥보드를 타고 간다
유리창에 비친 우리의 모습이 참 정겹다 재미있다
내 머리에 가슴에서 잊히지 않았으면 좋겠다
' 오늘을 기억해야지
검정 빵모자를 쓰고 킥보드를 타고 열심히 나에게 달려온 샘을 기억해야지
가끔 샘이 날 서운하게 하거나 미워 보일 때도 오늘을 기억해야지 '
코코로 가서 장을 보는 동안 카트를 미는 내 옆에서
그녀는 콧노래를 노래를 부르며 의식의 흐름대로 행동했다
그런 그녀가 너무 귀여워서 웃음이 났다
' 내가 정말 편하구나~ 넌 어쩜 이렇게 귀엽니?
이러다 정말 춤이라도 추겠구나 '
유나샘을 내려주고 물건들을 정리하는 동안
교재며 온라인 강의 링크를 보내준 선생님
" 쌤, 설 세고 빨리 만나요 "
" 그래, 설 잘 보내고 보자 "
나는 다시 기다리고 있다
다음 만남에서 유나샘은 무슨 노래를 부를 것인지? 과연 춤을 출 것인지?
또 씽씽이를 타고 올 것인지?
어떻게 나를 웃게 만들어줄지? 기대하고 있다
고마워 유나샘
나를 편하게 생각해 줘서
나를 웃게 만들어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