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5. 탐욕에 사로잡히다

by 옥상 소설가

강우의 엄마 말자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강우였다.

말자의 아들을 화란의 것으로 만들어 버리면 그녀는 절망에 빠질 것이다.


“ 너, 괜찮아? ”

“ 왜 여기 있어? 네가? ”

“ 너 우리 엄마에게 맞았잖아. 너 괜찮아? ”

“ 네가 무슨 상관이야? ”

“ 상관은 없지만 신경은 쓰이네. 자꾸 ”

“ 너나 네 엄마나 다 똑같아. 너네 식구들 다 보기 싫어. ” 강우는 화란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 듣기 싫어? 그런 것도 네 엄마라고?

너 자꾸 나한테 ‘ 너, 너 ’ 할래? 내가 너보다 4살이나 많아. 알고는 있니?

나는 대학교 2학년이고, 너는 이제야 고 1이야. "


“ 너는 내가 너를 ‘ 누나 ’라고 부르길 바라니? 너는 나를 남자로 보고 있어.

우리가 서로에게 끌리고 있다는 거 모르니? 모르는 척하는 거니? “

“ 니 착각이야. 그건 ”

“ 그래, 내가 착각하고 있다는 거지?

우리는 비슷한 사람이야. 그래서 생각하는 것도 같아.

우리 엄마한테 복수할 방법을 찾고 있지? 나를 이용하기로 결정했지? ”

“ 뭐? ”

“ 나는 지금 궁금해. 내가 지금 너에 대해 느끼는 이 감정이 호기심인지? 사랑인지? 동정인지?

그걸 구분하려면 너랑 자야 해. 그래야 확실히 알 것 같다는 게 내 결론이야.

너랑 자고 나면 너에 대한 내 감정을 정확하게 알게 되고

만약 그게 사랑이라면 넌 나를 갖게 되는 거야.

어때? 너랑 내가 자고 나면 우리 둘 다 원하는 걸 가지게 되는 거야.

내가 널 사랑하게 되면 너는 우리 엄마한테 가장 큰 복수를 할 수 있어.

나는 내 감정을 정확히 알게 되고, 해 볼만 하지 않아? “

“ 그래. 해 볼만 하네. ”

“ 가자 ”

“ 어디로? ”


강우는 화란의 손을 잡았다.

“ 양평으로 가주세요. ”


강우와 화란은 택시 안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강우는 화란의 손을 움켜쥐었다.

두 손이 깍지를 끼고 강하게 결합되는 순간

화란의 심장은 빠르게 요동치고 있어 온 몸이 뜨거운 열로 달아올랐다.


어린 남자애가 자신을 무너지게 할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해 화란은 당황하고 있었다.

업소에는 다양한 남자들이 왔다.

정치인, 기업인, 연예인, 교수, 스포츠 선수, 유명인사들

화란을 한 번 본 남자들은 화란과 하룻밤을 보내길 간절히 애원했다.

스폰이나 정식으로 사귈 것을 제안한 사람도 있었지만

그녀에게는 남자를 거절할 수 있는 선택권이 있었고 항상 자신감에 차있어 느긋했다.

그런 화란에게 남자들은 더욱더 매달렸고

그녀는 자신의 몸값을 올려갔고 엄마의 빚을 더 빨리 갚을 수 있었다.


“ 내려 ”

“ 여기가 어디야? ”

“ 양평이야, 여긴 우리 별장 ”

“ 도련님, 갑자기 연락도 없이 웬일 이세요? ”

“ 좀 쉬려고 왔어요. 별장 안은 깨끗하죠? ”

“ 그럼요. 사장님이랑 사모님은 언제 오세요? ”

“ 안 오실 거예요. 저랑 제 친구랑 둘이서 온 거예요. ”

“ 네? 두 분이서요? 사모님이랑 다 아세요? ”

“ 아니요, 그냥 왔어요. 아저씨, 우리 여기 온 거 우리 부모님은 모르셔도 돼요.

아버지는 유럽으로 출장 가셨고, 어머니는 서울 집에 있어요.

아저씨만 조용히 계시면 아무도 우리가 온 거 몰라요. “

“ 도련님, 만약 아시게 되면 큰 일 나요. ”

“ 걱정하지 마세요. 아저씨 오늘은 일찍 집으로 들어가세요. ”

“ 아이~ 참, 이거 큰 일 나는데. 네, 그럼. 도련님 편히 쉬시고 가세요.

열쇠는 항상 놓던 데 놓으시고요. “

“ 네 얼른 들어가서 쉬세요. 내일 아침 출발하니 택시 불러주세요. “

“ 들어가자. ”


강우는 화란의 손을 잡고 별장 안으로 들어갔다.

강우는 코트를 벗자마자 화란을 안아 침실로 들어갔다.

화란을 침대에 눕히고 강우는 화란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 아니야, 내가 벗을게. ”


화란은 천천히 강우를 보며 옷을 벗었고 강우도 화란을 보며 자신의 옷을 벗었다.

사람의 몸이 가장 아름답다고 하는 것은 이 둘을 보고 하는 말이 아닐까 싶었다.

창으로 들어오는 늦은 오후의 햇빛은 부드럽고 따듯했으며

그 빛에 화란의 하얀 피부는 붉은빛이었다 주황빛으로 어느새 황금빛으로 차례차례 변해갔다.

화란의 살결은 연하고 부드러웠으며 체취는 감미로웠다.

강우는 점차 화란의 향기에 취해가고 있었다.

목부터 어깨 가슴 허리 엉덩이까지 화란은 아름다운 곡선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미의 여신이라고 느낄 정도로 숭고한 아름다움이 있었다.


쭉 벌어진 어깨, 다부진 허리, 역삼각형의 상체와 긴 다리

이렇게 균형 잡힌 남자의 몸을 보긴 화란도 처음이었다.

화란은 남자들의 벗은 몸을 많이 봤지만 강우만큼 완벽한 몸은 본 적이 없었다.

둘은 서로의 벗은 몸을 한 참 동안 바라보다 키스를 했고, 서서히 서로를 느껴가기 시작했다.

화란과 강우는 서로에게 깊이 빠져들었다.

사랑을 나누면 나눌수록 둘은 더 간절히 상대를 원하게 되었다.

화란과 강우는 침대에 누워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벌써 다섯 번째

지치지도 않았고, 뻔하지도 않았다.

매 번 새로웠으며 서로에게 달콤하고 강렬한 맛을 느끼게 해주고 있었다.

중독

화란과 강우는 서로에게 중독되어 간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오래전부터 화란과 강우는 서로에게 중독되어 있었던 것이다.


“ 이제 알겠니? 니 감정을? ”

“ 응 ”

“ 말해줄 수 있니? ”

“ 그래 ”

“ 뭐야? 나에 대한 너의 마음은? ”

“ 탐욕 ”

“ 뭐? 탐욕이라고? ”

“ 그래, 내 감정은 사랑이 아니야. 이건 탐욕이야. 사랑을 집어삼키는 탐욕 ”


“ 설명해 봐. 난 탐욕이란 걸 잘 모르겠어. ”

“ 너를 먹으면 먹을수록 배가 고프고, 마시면 마실수록 목이 말라. 이건 사랑이 아니야.

분명 너는 나를 죽음에 이르게 할 거야.

목이 말라 바닷물을 마시면 사람은 결국 죽게 마련이야. “

“ 그렇다면 내가 느끼는 너에 대한 감정도 사랑이 아니네.

내가 느끼는 너에 대한 감정도 너랑 똑같은데. 그럼 이것도 탐욕이란 거니? “

“ 그래, 우리는 같은 사람이야. ”


" 화란아, 너랑 나는 정말 비슷한 사람이야. ”

“ 어떻게 해야 해? ”

“ 너 멈출 수 있겠니? ”

“ 뭘? ”

“ 나를 원하는 너의 마음 ”

“ 아니, 너는? ”

“ 나는 이제 멈출 수가 없어. 이미 시작된 거야.

그걸 내가 먼저 알았고, 이제 너도 알게 된 거지. ”

“ 우리가 행복할 수 있을까? ”

“ 그럴 수도 있지. ”


“ 그럼 우리 끝까지 가보자. 너라면 어디든 갈 수 있을 것 같아. “

“ 탐욕은 결국 우리를 집어삼킬 거야.

탐욕은 모든 걸 파멸시켜. 우리가 그렇게 될 수도 있다는 소리야. “

“ 나는 괜찮아. 너랑 함께라면, 죽더라도

설사 우리가 파괴된다 할지라도 멈출 수는 없어. ”

“ 그래, 좋아. 화란아

나는 너를 놓치고 싶지 않아. 이제 너 없이는 살 수 없으니까

너도 마찬가지 일거야.

우리가 함께 하려면, 우리가 헤어지지 않으려면

우리 대신 다른 사람들을 헤쳐야 할 일도 생길 거야.

그래도 죄책감을 느껴서는 안 돼. 우리 둘만 생각해야 해.

나는 이제 죄책감이니 양심이니 하는 것들은 모조리 버릴 거야.

오직 너만 생각할 거야. 네가 곧 나니까 “


“ 그래, 나도 그럴 거야.

이상하지? 오래전부터 내가 너에 대해 느꼈던 감정들

나는 너에게 강하게 끌렸어. 그게 뭔지 난 알 수 없었어. 아니 알고 싶지 않았어.

우린 이렇게 될 운명이었을까?

만약 너와 헤어져야 할 상황에 처해 있다면

그때 너와 헤어지지 않을 방법이 있다면 나는 그게 무엇이든 다 할 거야.

설사 사람을 죽여야 한다고 난 살인도 저지를 수도 있을 것 같아.

너랑 헤어지면 그게 더 힘들 거야. “


강우와 화란은 깊게 서로의 몸을 포갰다.

마치 한 사람인 것처럼, 자궁 안의 태아처럼 웅크리고 있었다.

두 몸을 합쳐 완벽한 하나가 되기를 원하며 서로를 깊이 끌어안았다.

행복하고 따뜻했으며 편안함을 느꼈다.

강우와 화란은 서로를 만나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 강우야, 나를 떠나면 안 돼? 나를 버리면 안 돼? 알았지? 약속할 수 있어? “

“ 걱정하지 마.

이제 우린 한 몸이야.

나는 너를 떠날 수 없어. 너를 떠나게 되면 난 죽게 될 거야. “

“ 강우야, 만일 네가 날 떠나면 난 어쩌면 너를 죽일 수도 있을 것 같아.

그러니까 절대로 나를 버리면 안 돼. “

“ 만일 그렇다면 내가 너를 버리게 된다면 그땐 내가 네 손에 죽어도 괜찮아.

그래도 나는 너를 원망하지 않을 거야. 미워하지도 않을 거고 “

“ 강우야, 이게 혹시 사랑은 아닐까? ”

“ 나도 잘 모르겠어. 이제는. 너무 강렬해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어. “


화란과 강우는 다시 서로에게 탐닉하기 시작했다.

끝도 없는 탐욕

그렇게 강우와 화란은 서로를 집어삼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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