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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와르 Dec 24. 2023

우리가 꼭 높게 날 필요는 없어

낮은 고도에서도 우리는 행복할 수 있다

얼마 전 친구들과의 만남 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새로운 분야의 직종으로 이직하고 싶어 스터디를 하는 친구와 이야기하게 되었다. 회사 스케줄처럼 아침부터 저녁 시간까지 여러 명이 모여 화상채팅을 하며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스터디를 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그런 이야기를 하며 눈앞에 보이는 유명한 회사를 손으로 콕 짚으며 ‘이런 회사에 들어가야 하는데...’ 하더라. 회사 로고가 달린 저 위를 쳐다보며 손 끝도 위를 향해 있는 내 친구의 마음은 이미 바닥 끝에 자리 잡고 있는 듯했다.


그 친구도 나도 학창 시절부터 뭐든 열심히였다. 열심히 하는 방법밖에 모르는 사람들처럼. 그러다 보니 항상 앞서서 내 인생의 계획을 짜야하고 뭔가 인생에 도움이 될 만한 것은 늘 하고 있어야 마음이 놓였다. 그런데 나는 그런 생활을 하며 스트레스에 몸도 힘들고 마음도 힘들었던 시간들을 겪으며 많이 놓게 되었다. 그런데 그 친구는 아직 ‘열심히 사는 것=행복으로 가는 길’이라는 공식에서 변수를 찾지 못하였나 보다.


나는 그 친구에게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야, 저런 데 못 가면 어떻고, 가도 다 똑같아~ 그냥 스트레스 안 받고 행복한 게 최고야!’ 이런 철없는 진심을 전했다. 리액션 좋은 친구는 ‘맞지~!’ 하며 맞장구 쳐주긴 했지만 내 진심이 과연 전해졌을지 모르겠다.

행복이라는 추상적인 단어를 들먹이며 위로 아닌 위로와 용기를 주긴 했지만, 200% 진심이었다.

유명하고 잘 알려진 회사에 들어가기도 어렵고, 들어가면 무척, 엄청, 진짜 좋겠지만 또 못 들어간다고한들 어쩌겠는가. 그리고 들어가서 하는 일은 여기나 저기나 똑같고 결국 사람은 힘들고 행복하지 않으면 그 위치가 높든 낮든 버티지 못한다.


스트레스에 취약해서 스트레스받으면 몸과 마음이 아픈 나는 마음이 편하지 않으면 오는 폭풍과 같은 힘듦을 겪어보았기에, 위만 쳐다보며 자신의 지친 마음은 돌아보지 못하고 있는 친구가 제발 자신을 우선으로 하고 행복을 좇기를 바랐다.


위만 쳐다보고, 위에 올라가지 못해 자신의 능력을 탓하고, 노력이 부족하다 생각하며 자신을 채찍질하다 보면 나는 절대 행복해질 수 없다. 설령 위로 올라간다 해도 낮게 떨어지지 않기 위해 엄청난 날갯짓과 더불어 더 높은 곳을 향해 날아가기 위해 나를 불태워야 한다.


우리는 얼마든지 낮은 고도에서도 행복할 수 있다. 사람 사는 것 다 똑같듯, 어느 위치에서도 우리는 똑같다. 나의 마음가짐에 따라 행복의 우선순위는 달라지고, 행복의 기준이 다를 수는 있지만 그것이 무엇이든지 나를 태워가며 할 만한 일은 없다.

행복은 어디에나 있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어디에도 없다. 나의 인생의 목표가 과연 무엇을 위한 것인지 그걸 좇기 위해 제일 중요한 것을 놓치지는 않았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더 높은 곳을 향해 더 멀리 더 위로 올라가고 싶어 하지만, 우리를 살게 하는 것은 제일 밑바닥에도 존재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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