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와르 Dec 28. 2023

더 사랑하기 위해 덜 사랑할 것

더 많이, 더 오래 사랑하기 위하여

사랑에 빠진 나는 나를 태워가면서도 사랑하는 것을 멈추지 못하였다.

그것이 사람이든, 물건이든, 일이든, 그게 무엇이 되었든지 말이다.

나중에 후회하고 싶지 않아서, 미련을 남기고 싶지 않아서 남김없이 사랑을 털어냈다.

그렇게 사랑하는 것이 나를 위한 일이라고 생각하였다.


지나고 나서야 비로소 알게 되었다.

무엇인가를 너무 사랑하는 것은 오히려 사랑하지 않느니만 못하다는 것을.

수명이 다 한 사랑에는 남는 것이 없었다.

되돌려 받지 못한 마음에, 성에 차지 않는 결과에, 축난 마음에 사랑하는 것 자체가 괴로워지고야 말았다. 무언가를 사랑하게 되는 것이 두려워졌다.


사랑하기 위해서는 덜 사랑해야 한다.

느슨한 거리를 유지한 채 사랑은 하되 마음을 덜 쓰고, 신경을 덜 써야 한다. 활화산처럼 활활 타오르는 마음으로 마음을 썼다가는 나도, 사랑하는 그것도 금방 불에 타버려 한순간에 재로 변하고 만다.


누군가 이야기하였다.

사랑은 식물을 키우는 것과 같다고.

물을 주고, 잡초를 뽑아내고, 썩은 이파리를 정리하는데에 몰두하여 그것만 바라보다 보면 결국 식물은 죽는다고. 적당한 시기에 물을 주고, 내가 할 일을 해가며 가끔씩 적당히 들여다보며 식물을 돌봐야 식물도 살고, 나도 사는 것이라고 말이다.

사랑이 그렇다.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야 오래간다.


덜 사랑해야만 나 자신을 잃지 않고 지킬 수 있다.

덜 사랑해야만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덜 사랑해야만 더 많이, 더 오래 사랑할 수 있다.

작가의 이전글 무례한 사람에게 미소로 답하였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