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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와르 Feb 02. 2024

무례한 당신이 무례한 것을 아시나요

평가를 멈추시오

사람들은 왜 이렇게 이러쿵저러쿵 사람을 보고 평가를 하는지 모르겠다.

그냥 속으로 생각만 하면 될 것을 꼭! 꼭! 내 앞에 대고 말까지 얹으니 정말 속에서 천불이 나는 것이다.

평가 대상으로는 나의 외적인 부분부터 시작하여 성격, 말투, 행동, 남자친구가 있는지 없는지까지 눈에 보이는 것 보이지 않는 것까지 전부 다 가능이다.

그들에게는 가능하지만 나는 불가능과 결사반대를 외치고 싶은 그들의 평가.

그냥 눈에 보여서 중얼거리는 것을 내가 굳이 듣게 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내 얘기라면 귀가 쫑긋해지는 것이 당연한 일인데 왜 자꾸 들리게 얘기를 하는지 모르겠다.

그것보다도 더 큰 문제는 아무렇지도 않게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 평가를 내린다는 것이다. 내가 길거리 가판대에 널려있는 과일도 아니고, 건어물도 아닌데 말이다. 나를 얼마나 많이 알고, 잘 안다고 점수를 매기듯 자기 입맛에 맞춰 예쁘다 안 예쁘다, 말랐다 안 말랐다, 성격이 좋다 나쁘다 이런 소리를 하는지...

모든 평가하기 좋아하는 사람의 입맛에 맞춰 살려면 나는 가면을 쓰고 다녀야 하고, 성격은 카멜레온 같아야 하며 그전에 그 사람의 속마음을 읽을 수 있는 마법이 필요하다.


나는 특히나 외적으로 나를 평가하는 것이 싫다. 내 얼굴이, 내 몸매가 그들에게 왜 중요하고, 그것이 왜 남의 입에 오르내려야 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옛날부터 지금까지도 귀엽네, 예쁘네, 착하네, 살이 좀 쪘니, 왜 이렇게 말랐니 등등 많은 소리를 듣다 보니 나도 모르게 나를 채찍질하고 관리하고 있기는 하다. 몸무게가 더 나가는 것을 꺼려하고, 얼굴도 열심히 관리하고는 있긴 한데... 가끔은 내가 뭘 위해서 누굴 위해서 관리를 하고 있는지 헷갈릴 때가 있다.

요즘에는 면전에서 나를 평가하는 사람들에게 요즘 그런 말 하면 잡혀간다고 헤실헤실 웃으면서 말하거나 급브레이크를 밟아 그들을 멈추게 하고는 있지만, 가까운 사람들이 브레이크를 뚫고 하는 평가에는 답이 없다.

나를 칭찬하듯 자꾸 예뻐진다, 남자들이 가만두지 않겠다, 왜 그런데 남자친구는 없냐 이런 소리를 하다가 갑자기 너무 말랐다, 더 마르면 볼품 없어진다, 잘 먹어라로 끝이 난다. 그리고 어느 날에는 대뜸 쌍꺼풀 수술을 해보라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내 눈이 마음에 든다고 한 쪽 눈에 쌍꺼풀이 희미하게 있어서 굳이 하고 싶지 않다고 하여도 하면 예쁠 것 같다고 계속 평가 공격을 해댄다. 아무리 스탑을 외쳐도 쏟아지는 평가 공격에 아찔하다.


한때는 나를 평가하는 말에 상처 입고 그들의 입맛에 맞게 나를 고치려 하였다. 그런데 그러면 그럴수록 낮아지는 것은 나의 자존감이요, 남는 것은 상처받은 나의 마음뿐이었다.

결국 입맛에 맞게 바뀌어도 그들은 잘 알지 못할 텐데, 그냥 무심코 던진 돌에 혼자 거대한 바위에 깔린 것처럼 애를 쓰고 있다는 것을 어느새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평가를 하는 사람들은 그들대로 내버려 두고 나는 나대로 살기로 결심하였다. 나를 위해 스스로를 가꾸고, 평가를 들어도 내가 납득할만한 것만 새겨듣고, 아닌 것에는 가차 없이 귀를 닫기로 하였다.


그럼에도 나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평가를 해대는 사람들이 너무나도 밉다. 나의 자존감을 가득가득 채워놓아도 가끔은 지나치는 말 한마디에 신경 쓰이는 날이 있다. 내가 잘못한 게 아닌데 내가 주눅 들게 되는 상황이 될 때면 주눅 든 내가 싫고, 그 상황에서 스탑을 외치지 못한 내가 바보 같아 평가를 마구 해대던 그 사람들이 미워진다.


아무리 누군가를 칭찬하고 걱정하는 마음에 하는 말들이어도 말과 표현을 잘 골라서 해야 하는 것 같다. 듣기 좋은 말들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고, 아무 생각 없이 칭찬과 위로의 의미로 말을 건넨 것일 수도 있지만 되도록이면 외적인 평가가 섞인 말은 하지 않는 게 좋다. 내가 생각하는 외적인 기준과 상대방이 생각하는 기준이 다를 수 있기에 받아들이는 사람은 기분이 안 좋을 수도 있다.

더불어 평가하는 말 자체를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나의 기준에 아쉽고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온전히 내가 감당할 마음이다. 굳이 그런 말을 전하여 상대방의 기분을 안 좋게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이 더욱 강해지는 요즘이다.


보는 사람마다 평가를 해대고 수군대는 프로평가러들은 자신들이 얼마나 무례한지 알까?

님아, 제발 그 평가를 멈추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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