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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복실 Mar 15. 2022

8장. 가렵다 가려워

언젠가부터 신랑이 몸을 긁기 시작했다. 

혹여 먹는것이 잘못되었나 싶어 음식을 조심했지만 가려움증은 완화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혹시 전세집이 1978년에 지어진 집이여서 녹물이 심해서 그런가싶었지만

새로 이사한 집에 와서 계속 긁적긁적

(물론, 이 집도 거의 26살이 되어가는 집이긴하지만)


양재에 있는 유명한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봐도 이유불명 가려움증이였다.

피부과에서 받아온 약을 먹으면 졸음이 몰려온다며 밤에만 먹을 수 있어, 

신랑은 하루종일 신경질적이게 온 몸을 긁적긁적 하기 시작했다.


보는 내가 이렇게 안타까울 지경인데, 본인 스스로는 얼마나 답답할까


마치 케케묵은 과업을 이유없이 해결하지 못하는 것과 같이 가려움증도 이유없이 찾아와 가시질 않았다.

우리 부부에게는 지난 만나온 시간동안 알게모르게 살짝 스멀스멀 가려움이 올라왔는지 모른다.

다만, 서로 내색하지않고 그 가려움을 간지러움으로 여기며 참아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5년동안 그 간지러움이 쌓이고 쌓여서 가려움증으로 증폭되었을 것 같다.


이 가려움의 끝은 어떻게 될까?

속시원하게 이 가려움이 해소될 정도로 벅벅 긁어 딱지가 앉더라도 그 끝은 개운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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