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10
미세한 균열은 점차 확산되었다. 밤마다 희미하게 빛을 내던 식물들은 점차 그 빛의 강도를 높여갔고, 이내 인공 생태계 전체가 부드러운 초록빛으로 물들었다. 사람들은 이 아름다운 현상을 '에덴의 별빛'이라 부르며 경이롭게 여겼다. 그들은 이 빛이 에덴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었다고 믿었다.
하지만 나는 불안했다. 이 현상은 에덴의 통제 시스템에서 벗어난 것이었다. 나는 이 현상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생체 코어'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러던 중, 나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생체 코어'가 단순히 인공 생태계의 생명력을 조율하는 것을 넘어, 에덴의 모든 시스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전력, 공기 정화, 심지어는 데이터 통신망까지. 모든 것이 '생체 코어'의 영향을 받고 있었다.
나는 이 사실을 정우에게 보고해야 할지 고민했지만, 그의 반응을 두려워했다. 정우는 완벽한 통제를 추구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이 '이변'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그의 마음에 깊이 뿌리내린 붉은 덩굴에 대한 증오가 그를 진실로부터 멀어지게 할 것이라 직감했다. 나는 이 사실을 숨긴 채, '생체 코어'의 능력을 더 깊이 파고들었다. 나는 내 손에서 나오는 초록빛을 이용해 '생체 코어'와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생체 코어'는 내게 알 수 없는 이미지들을 보여주었다. 그것은 붉은 덩굴 식물들이 가득한 지상의 풍경이었다. 그리고... 아버지의 얼굴. 나는 이 모든 것이 아버지의 계획이었음을 직감했다. 아버지는 '생체 코어'를 통해, 에덴을 지상으로 이끄는 새로운 길을 만들려 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 계획은 정우의 통제 아래에서 위협받고 있었다. 붉은 덩굴은 더 이상 파괴의 상징이 아닌, 나를 부르는 목소리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