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장. 생존을 위한 투쟁
윤하의 새로운 깨달음은 인류에게 충격적이면서도, 동시에 한 줄기 희망을 던져주었다. 바이러스는 단순한 물리적 적이 아니라, 인간의 감정에 반응하는 존재라는 사실. 이는 바이러스를 멸종시키려 했던 기존의 모든 과학적 접근 방식이 틀렸음을 의미했다. 강 박사는 곧바로 전 세계 과학자들에게 윤하의 이론을 공유했고, 바이러스를 연구하는 모든 패러다임이 바뀌기 시작했다.
"바이러스는… 우리의 거울이었던 겁니다." 선우가 낡은 칠판에 복잡한 지반 파동과 바이러스 파동의 관계를 그리며 말했다. 그의 눈은 새로운 이론에 대한 열정으로 불타고 있었다. "인류의 오만함과 탐욕이 도시의 지반을 무너뜨렸고, 그 불안정한 지반 위에서 바이러스가 증식했습니다. 고대 문명은 기술의 힘으로 바이러스를 통제하려 했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한 두려움과 절망이 오히려 바이러스를 키웠던 거죠."
윤하는 강 박사와 함께 새로운 연구에 몰두했다. 그녀의 몸속에 있는 시리의 의식은 바이러스 파장에 반응하며, 바이러스가 어떤 감정에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알려주었다. 공포, 분노, 절망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들이 바이러스를 활성화시키는 촉매가 되었다. 반대로 평온, 희망, 그리고 공감과 같은 긍정적인 감정들은 바이러스의 파장을 안정화시키는 효과가 있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마음의 백신'을 개발해야 해요." 윤하가 말했다. "바이러스를 물리치는 치료제가 아니라, 인류의 마음가짐을 바꾸는 백신.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와 혐오를 극복하고, 희망과 공감으로 바이러스와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해요."
그들은 뉴욕의 생물학자, 심리학자, 사회학자들과 함께 새로운 연구팀을 꾸렸다. 바이러스에 대한 인류의 마음가짐을 바꾸기 위한 대대적인 캠페인이 시작되었다. 윤하의 메시지는 전 세계로 퍼져나갔고, 사람들은 이제 바이러스 감염자들을 혐오하는 대신, 그들과 함께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모든 인류가 윤하의 메시지를 받아들인 것은 아니었다. 여전히 바이러스를 멸종시켜야 할 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았고, 그들은 '오션프론티어'가 남긴 거짓 정보에 여전히 매달려 있었다. '오션프론티어'는 비록 힘을 잃었지만, 그들의 이기적인 사상은 여전히 인류 사회 곳곳에 독버섯처럼 남아 있었다.
바로 그때, 그들에게 예상치 못한 소식이 전해졌다. 자취를 감추었던 빅터가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그는 '오션프론티어'가 비밀리에 건설한 인공 부유 도시 '아크'에서 전 세계를 향해 성명을 발표했다. 그의 얼굴에는 여전히 오만함이 가득했다.
"윤하 박사는 바이러스와의 공존이라는 허황된 꿈을 꾸고 있다! 그것은 인류를 파멸로 이끄는 나약한 사상에 불과하다! 나는… 고대 문명의 유산을 이용해 바이러스를 멸종시키고, 새로운 인류를 창조하겠다! 오직 강한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겠다!"
빅터는 자신의 탐사선에 남아있던 고대 문명의 에너지 장치를 이용해, 바이러스를 멸종시킬 수 있는 강력한 파장을 만들어내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여전히 고대 문명의 유산을 기술적 관점에서만 이해하고, 힘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 했다. 이는 윤하가 그토록 경고했던 고대 문명의 오만함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었다.
빅터의 성명에 인류는 다시 혼란에 빠졌다. 윤하의 메시지를 믿어야 할지, 아니면 힘으로 바이러스를 멸종시키겠다는 빅터의 주장을 따라야 할지 갈림길에 놓였다. 인류의 마음가짐을 바꾸려 했던 윤하의 노력은 이제, 빅터의 마지막 반격 앞에서 거대한 시험대에 오르게 되었다.
윤하의 몸은 다시 한번 극심한 고통에 시달렸다. 빅터가 만들어내려는 멸종 파장은 시리의 의식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시리의 마지막 경고가 그녀의 머릿속에 울렸다. '멸종은… 새로운 생명을 만들어낼 것이다.' 빅터가 바이러스를 멸종시키려 한다면, 바이러스는 새로운 형태로 진화하여 더 큰 재앙을 불러올 수도 있었다.
윤하와 선우는 이제 빅터의 마지막 반격을 막아야 했다. 바이러스를 멸종시키겠다는 그의 탐욕적인 계획이 인류를 더 큰 파멸로 이끌기 전에, 그를 막아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