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오만의 최후

8장. 생존을 위한 투쟁

by 몽환

빅터의 성명은 인류 사회에 거대한 파장을 일으켰다. 바이러스와의 공존이라는 윤하의 주장은 아름다운 이상처럼 들렸지만, 당장 눈앞의 고통을 끝낼 수 있는 '멸종'이라는 단어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오션프론티어'가 비밀리에 건설한 인공 부유 도시 '아크'는 그들의 기술력과 힘을 과시하는 상징이 되었고, 빅터는 그 안에서 스스로를 새로운 인류의 지도자라 칭했다.


"빅터가 결국 일을 저지르는군요." 강 박사가 초조한 얼굴로 말했다. 그는 '아크'에서 흘러나오는 에너지 파장을 분석하고 있었다. "고대 문명의 에너지 장치를 이용해 바이러스의 파장을 '멸종'시킬 수 있는 강력한 파동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이 파동이 전 세계로 퍼지면… 바이러스는 완전히 사라질지도 몰라."


"아뇨." 윤하가 단호하게 말했다. 그녀의 몸은 여전히 고통스러웠지만, 그녀의 눈빛은 흔들림 없었다. "시리가 경고했던 거예요. 바이러스를 멸종시키려 한다면, 바이러스는 새로운 형태로 진화하거나, 아예 새로운 재앙이 될 거라고요. 빅터의 멸종 파동은 바이러스를 멸종시키는 게 아니라, 바이러스가 가진 잠재력을 깨워서 더 강력하게 만들 겁니다. 그리고… 그 바이러스가 가진 에너지를 흡수해서... '아크'의 동력으로 삼으려는 겁니다."


선우는 윤하의 말에 깊은 깨달음을 얻었다. "그렇군요. 빅터는 바이러스를 멸종시키겠다는 명분을 내세워, 고대 문명의 에너지를 독점하고, 바이러스가 가진 잠재력까지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 한 겁니다. 이 모든 게 그의 거대한 야욕이었어요." 그의 얼굴에는 분노와 함께, 빅터의 교활함에 대한 경악이 서려 있었다.


그들은 이제 빅터의 마지막 계획을 막아야 했다. 바이러스를 멸종시키겠다는 그의 오만한 시도가 인류를 더 큰 파멸로 이끌기 전에, 그를 막아야 했다. 윤하는 손에 든 고대 유물 파편을 움켜쥐었다. 그녀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푸른빛은 빅터가 만들어내는 멸종 파동과 격렬하게 충돌하고 있었다.


"빅터의 멸종 파동을 막으려면… 제가 가진 힘을 전부 사용해야 해요." 윤하가 말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떨렸지만, 그녀의 결의는 단단했다. "하지만 그렇게 한다면… 제 몸이 버티지 못할지도 몰라요. 시리의 에너지를 모두 소진하고… 저도 시리처럼…."


"안 돼요, 윤하 씨!" 선우가 그녀의 손을 잡으며 소리쳤다. "다른 방법이 있을 겁니다! 당신 혼자서는…." 윤하는 선우의 손을 잡고 고개를 저었다. 그녀의 눈빛은 이미 모든 것을 초월한 듯 평화로워 보였다. "괜찮아요, 선우 씨. 시리가 저에게 힘을 준 이유가 분명 있을 거예요. 저 혼자가 아니에요. 우리 모두 함께하는 거예요."


그녀는 눈을 감고 시리의 의식과 온전히 하나가 되었다. 그녀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푸른빛은 도시 전체를 감쌌다. 빛은 '아크'에서 흘러나오는 멸종 파동을 막아냈고, 도시의 모든 사람들에게 평화와 공존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오만함을 버리십시오. 바이러스는 우리가 만들어낸 존재입니다. 그들은 우리를 파괴하려 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단지… 우리의 오만함에 반응할 뿐입니다. 우리는 그들과 함께할 수 있습니다. 힘이 아니라, 공감으로….'


윤하의 목소리는 도시 전체에 울려 퍼졌다. 사람들은 윤하의 메시지를 듣고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를 극복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바이러스 감염자들을 혐오하는 대신, 그들과 함께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빅터는 윤하의 메시지를 비웃었다. "어리석은 짓! 공감이라니! 인류는 힘으로 지배되어야 해! 이 세상의 모든 에너지와 바이러스는 나의 것이다!" 그는 '아크'에 있는 고대 문명의 에너지 장치를 최대 출력으로 가동시켰다. 멸종 파동은 더욱 강력해졌고, 윤하의 푸른빛과 격렬하게 충돌했다.


윤하의 몸은 고통스러워하며 흔들렸다. 그녀의 힘은 빅터의 탐욕이 만들어낸 거대한 파동 앞에서 한계에 다다른 듯했다. 바로 그때, 선우가 앞으로 나섰다. "윤하 씨, 제가 도와드릴게요. 제 지반 공학적 지식으로… 당신이 가진 에너지를 도시 전체의 지반과 동기화시킬 수 있어요! 도시의 지반이 당신의 힘을 증폭시켜 줄 겁니다!"


선우는 자신의 패드를 이용해 도시 전체의 지반 파동을 윤하의 에너지 파동과 동기화시켰다. 낡은 도시의 지반은 마치 살아있는 거대한 장치처럼 진동하기 시작했다. 윤하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던 푸른빛은 도시의 지반을 통해 증폭되었고, '아크'에서 흘러나오는 멸종 파동을 완전히 압도했다.


'아크'는 윤하의 압도적인 힘 앞에서 무력화되기 시작했다. 빅터는 자신의 패배를 직감하고 망연자실했다. 그의 얼굴에는 오만함 대신, 패배에 대한 절망만이 가득했다. 그의 거대한 탐사선은 지반 파동에 의해 흔들리며 무너져 내렸다. 빅터의 오만함과 탐욕은 그렇게, 그가 손에 넣으려 했던 고대 문명의 에너지와 지반의 힘에 의해 산산조각 났다.


윤하의 몸은 모든 에너지를 소진하고 쓰러졌다. 그녀의 몸을 감싸던 푸른빛은 완전히 사라졌지만, 그녀의 손에는 여전히 고대 유물 파편이 들려 있었다. 그녀는 해냈다. 시리의 마지막 희생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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