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날도, 견뎌지는 날도 그냥

그렇게 오늘도, 평범히 보내본다.

by 하온

어떤 날은
아무렇지 않은 척,
웃기도 하고 말도 하지만

사실은,
속으로 계속 무너지고 있는 나를
조용히 안아주어야 하는 날이 있다.


숨을 한 번 크게 쉬고
일상으로 걸어 들어가지만
머릿속은 자꾸 멈춰 있다.

그때의 기억,
그때의 냄새,
그때의 내 모습.

죽음이라는 건
이제 나에게 아주 낯설지 않은 단어다.
그렇지만,
결코 가볍게 말할 수 있는 단어는 아니다.
그래서 더 조심스럽다.


어떻게 준비해도
결국 준비되지 않은 방식으로
예고 없이,
누군가를 떠나보내야 한다는 것.
누군가를 잃는다는 것.

그건
지금도
가장 두려운 일이다.


이별이 다시 올 걸 알면서
누군가를 좋아하고,
다시 사랑하고,
다시 기대하는 건
여전히 망설여진다.

‘시작’이라는 단어엔
언제나 ‘끝’이 예상치 못하게 다가올까 봐
마음이 쉽게 움직여지지 않는다.


그렇지만,
또 용기를 내서 살아가보기도 하고
누군가를 만나
새로운 인연을 이어나가보기도 한다.

그렇게 나는,
삶을 다시 만들어가고자 한다.
세상이 끝난 게 아니니까.
결코 그 여정을
멈춘 것이 아니니까.


아직 모든 게 무섭고
내 안엔 덜 아문 마음도 있지만

그래도 나는
조금씩 다시 걸어가 보려 한다.

더는 도망치지 않고
이 삶을 나의 속도로,
내가 할 수 있는 방식대로
살아내보려 한다.


나는 지금도
우울과 함께 살아간다.


괜찮다고,
정말 난 괜찮다고
매일 주문하듯
스스로를 달래가며
숨을 고르며
하루를 살아내고 있다.

어떤 날은
그게 아주 잘 되는 날도 있고,
어떤 날은
별것 아닌 일에도
덜컥, 주저앉고 싶어진다.

그래도 나는,
여기 있다.


아직
그 어떤 결말도 내리지 않고
살아가는 중이다.

사실,
괜찮지 않아도 되는 날이
세상엔 더 많아야 하지 않을까.


아무렇지 않게 버텨낸 것 같아도
내 안엔
아직 덜 다친 마음들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오늘도 나를 달래며
살아낸다.


매일 무너지지 않으려 애쓰는 나를
가끔은
그냥 조용히 안아주고 싶다.


“그래도 오늘 하루 잘 지나왔구나.”
“정말 잘했어.”


그런 말을
하루에 한 번쯤은
나 스스로에게 해줘도 괜찮지 않을까.


나는 아직,
괜찮지 않다.

하지만 그래서 더,
살아보려고 한다.

조금씩,
조용히,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살아 있는 동안
이 마음이 언젠가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가 될 수 있기를.

그게 나의 소망이기도 하다.

작가의 노트

괜찮지 않은 날에도
그냥 살아내고 있는 나를 위해 쓴 글입니다.

무너져도 괜찮고,
견뎌도 괜찮다는 말을
오늘은 나 자신에게 먼저 건네봅니다.

이 마음이
누군가의 하루 끝에
작은 위로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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