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9일 (2)
커피를 좋아하는 마니아가 아니어도 어디서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루왁커피. 루왁커피는 루왁이라는 동물(너구리를 닮았다)의 변을 받아 볶아 만든다. 직원의 말에 따르면 루왁은 발리에만 살기 때문에 루왁커피는 발리에서만 만나볼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루왁 커피 재배지에서는 일 년에 300kg로로 제한된 수량만 만든다고 한다.
우리가 방문했을 때 두 마리의 루왁을 보여줬는데 모두 잠을 자고 있었다. 루왁은 야행성 동물이기 때문이다. 낮에는 잠을 자고, 밤에 활동한다. 우리의 인기척에 눈을 뜬 루왁의 모습이 너무 안쓰러웠다. 인간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 야생 동물을 잡아두고 변을 보게 해서 커피를 만드는 것이 동물학대가 아닐는지.
이곳에서는 루왁커피 말고도 발리 커피, 레몬그라스 티, 바닐라 커피, 코코아 등등을 재배하고 가루로 만들어 판매하고 있었다. 이 모든 것을 테스트해볼 수 있는 코너가 마련되어 있었는데 루왁커피만 60,000루피아를 지불하고 나머지는 무료로 시음해 볼 수 있다.
루왁을 걱정하던 필자가 루왁 커피를 마시고 있다. 가둬놓고 커피 열매를 먹여서 채취한 커피만 아니었어도 즐거운 마음으로 마셨을 텐데......
루왁 커피는 일반 발리 커피와 맛이 많이 달랐다. 일반 발리 커피는 씁쓸한 맛이 강하다면 루왁 커피는 부드럽고 뒷맛이 깔끔한 느낌이다. 굳이 설탕을 넣지 않아도 고소한 맛으로 즐길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