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타샤할머니 Apr 20. 2020

떡 만드는 장인 나셨네

휴지 놀이

평소에 아이들에게 하지 못하게 하는 행동으로 놀이 팁을 얻곤 한다.

밥을 지을 때 베란다에서 쌀을 퍼올 때면 애들은 그렇게 하고 싶어 한다.

"엄마 나두! 나두 하고 싶은데.... 힝..."

쌀을 씻을 때마다 하겠다 할까 봐 못하게 했고 몰래 나가 만지다가 못하게 한 경험이 첫째 둘째에게 각각 한 번씩 있다.

여전히 두루마리 휴지는 둘째가 늘 노리는 장난감이니 얼마나들 좋아할까 나도 기대를 하며 각각 한 통씩 쐈다.


잘 뽑아 쓰지도 않으면서 한번 쓴 물티슈는 잘 버리지도 않고, 우유나 물 같은걸 쏟을 때면 깨끗한 화장지로 닦기 아까워 쓰레기통에 버린 마른 화장지로 흡수부터 시킨 다음에 걸레나 깨끗한 걸로 다시 닦을 정도로 지지리 궁상과 환경보호 그리고 근검절약의 경계에 있는 나이기에 첫째도 어리둥절 한지 몇 번을 되묻고 내가 시범을 보이자 그제야 고삐가 풀렸다.


칭칭 감고 뜯고 하며 신나게 두루마리를 풀다가 둘 다 신나게 슝슝 소리를 지르며 던지고 뒹굴고 정말 재밌어한다.

본격적인 놀이는 시작도 안 했는데 한참을 놀다가 가위며 소꿉놀이며 찾으러 가는데 그때 준비한 물감 섞은 분무기와 약통을 주었다.

그때부턴 휴지죽을 만드느라 삼매경.

자린고비도 울고 갈 친정엄마는 가 치우느라 고생은 좀 하겠다만 애들은 너무 좋았겠다며 "키즈카페를 가도 돈 3만원은 그냥 쓰는데 3천원도 안 되는 돈으로 정말 잘했다!" 하시니 더욱 뿌듯했다.


굳이 놀이를 가르치기는 싫다.

첫째는 이제 몰입하다가 그 재료로 다른 놀이를 이어간다.

둘째를 낮잠 재우고 나온 사이 많이 묽어진 거 같길래 숟가락을 하나 던져주었더니 잠시 후 떡이라며 엄마에게 접시를 내민다.

모양이 아주 그럴듯해서 과정을 좀 지켜보았다.

숟가락에 휴지죽을 넣고 눌러 꾹 짠 다음에 바닥에 탁 내리치는 폼이 여간 야무진 게 아니다.

첫째야 조청이나 앙꼬는 필요 없겠어! 엄마 눈에서는 꿀이 뚝뚝 떨어지거든 ♡


첫째 유치원이나 둘째 어린이집에서 제공하는 놀이 자료를 보고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

내가 밑그림만 그리고 스티커를 좋아하는 우리 아이들과 같이 양면테이프  붙이는 것부터 해서 휴지를 같이 말아 붙였다.

만약 아이들이 어리거나 협조적인 편이 아닐 땐 아이놀이가 아니라 엄마 노동이 될 수 있으니 처음엔 그림을 작게 시작하는 것도 좋은 방법!


작가의 이전글 아이들이 신나 하는 걸 보면 움직이게 될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