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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솔아 Aug 10. 2023

호냥이가 가출했다 (1)

집사님들은 고양이 탐정의 존재를 영영 모르시기를



    그날은 여느 때와 다름없는 평범한 일요일이었다. 나와 동거인은 배부르게 저녁 식사를 마치고는, 침대에 누워 깔깔대며 밀린 예능 프로그램을 보고 있었다. 그러다 물을 먹기 위해 거실로 나왔는데, 그때부터 일이 이상하게 흐르고 있다는 예감이 들었다. 뭔가 이상했다. 집이 너무 조용했다.


    호냥이의 인기척이 들리지 않는다.


    불안한 마음에 호냥이를 부르며 집 구석구석을 뒤졌다. 침대 밑, 옷장 안, 숨숨집, 베란다... 그 어디에도 호냥이는 없었다. 언제부터 사라진 것이었을까. 청소한다고 현관문을 잠깐 열어놨었는데, 그때였을까? 평소라면 이름을 부르면 "왜 귀찮게 부르냐"라는 표정으로 시큰둥하게 걸어 나올 것이었다. 그러나 돌아오는 답은 없었다. 무겁게 깔린 침묵이 너무나 생경했다. 그제서야 호냥이가 우리 집을 잔잔한 기척으로 가득 메우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어느덧 해가 저물고 있었다. 다급한 마음에 서둘러 주변 동네를 돌아다녔지만, 온통 깜깜해서 제대로 찾을 수가 없었다. 찾기를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을 나간 고양이를 찾을 수 있는 골든 타임은 3시간. 그리고 3일이 지나면 길냥이와 다투고 영역 싸움에 밀려 아주 먼 동네로 쫓겨난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다시 찾기는 힘들 것이라고 했다.


    나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집 나간 고양이를 찾는 방법'을 미친 듯이 검색하기 시작했다. 그러는 사이, 나의 동거인 H는 갑자기 허공을 바라보며 눈물을 또르르 흘렸다. 마치 90년대 발라드 뮤비에 나오는 남자 주인공 같았다. 사랑하는 연인을 백혈병으로 떠나보내고 그의 유골을 바다에 뿌리며 눈물을 삼키는... 흡사 그런 모습이었다.


    H 발가락으로 호냥이의 앞발을 꼬집곤 했다. 엄지 발가락으로 말캉한 발바닥 젤리를 꾹꾹 누르면, 호냥이는 몸서리를 치며 도망갔다. H 호냥이가 돌아온다면 다시는 그런 짓을 하지 않겠다며  크게 울기 시작했다. "옆에 있을   잘해줄  그랬어..."라며 눈물바다에 빠진 그의 모습에 나도 같이 엉엉   했다. 깜빡하고 밥을 안줬을 , 침대에 자꾸 오줌을 싸서 화를 냈던 , 아끼는 물건을 바닥에 떨어뜨려서 소리질렀던  ... 호냥이에게 못해준 것만 자꾸 생각났다. 하지만 슬픔에 빠져 있을 시간이 없었다. 한시라도 빨리 호냥이를 찾으려면   한명이라도 제정신이어야 했다.



"우리 고양이 탐정한테 연락해 볼까?"


그러던 중, '고양이 탐정'이라는 존재를 알게 되었다.






당시에 급하게 만든 전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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