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하지 않아도 내가 나를 이해해주는 하루
하루가 끝나갈 즈음,
괜히 마음이 서늘해지는 날이 있다.
오늘도 뭔가 부족했고,
해야 할 일 중 절반도 못 했고,
말하지 말았어야 할 말을 해버렸고,
누군가의 기대에 어긋난 것 같고.
스스로를 돌아보다 보면
괜찮았던 부분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늘 마음에 남는 건
조금 미흡했던 장면들뿐이다.
우리는 매일을 살면서
자꾸만 잘 살아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힌다.
일을 완벽하게 마무리하고,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실수 없이 움직이고,
자기관리도 꾸준히 해내야만
조금은 떳떳해질 수 있을 것 같아서.
하지만 그런 날은
그렇게 많지 않다.
대부분의 날은
계획했던 것의 반도 하지 못하고,
생각보다 지치고,
생각보다 흔들린다.
그럴 때마다
이건 ‘망한 하루’라고 쉽게 말해버렸었다.
오늘은 틀렸다,
하루 종일 흐름이 안 좋았다,
내일은 좀 나아지려나..?
그런 식으로 오늘을 미뤘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불완전했던 날들을
나는 계속 내 삶에서 빼고 있는 건 아닐까.
완벽하지 않았던 오늘도
분명 나였는데.
서툴렀지만 진심이었던 순간도 있었고,
비록 지쳤지만 버텨냈던 시간도 있었는데.
왜 나는 늘
그런 순간들을 지워버리려 했을까.
완벽하지 않았기에
더 인간답고,
더 나다웠던 하루였을지도 모르는데..
이제는 조금씩,
불완전한 하루를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한다.
어느 날은 참 잘했지만,
또 어떤 날은 그렇지 못한 것도
삶의 일부라고 인정해주는 것.
“그럴 수도 있지.”
“그래도 괜찮아.”
이런 말들을 스스로에게 건넬 수 있는 마음.
기대만큼 되지 않았던 하루가
그저 실패로만 남지 않게 하려면
우리는 그 하루를
부드럽게 감싸 안는 연습이 필요하다.
비 온 뒤 젖은 흙처럼,
조금은 무겁고 흐릿해도
그 나름의 생명력이 있는 하루.
누군가에게 보여줄 만큼
빛나지 않았더라도,
내가 지켜본 나 자신은
꽤 잘 견뎠다는 걸,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고마운 하루였다.
완벽하지 않아도
내가 나를 이해해주는 하루는
그 자체로 충분히 따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