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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바람 Apr 21. 2016

실망

기억의 노트- 오늘 아이를 가진 지인을 위해


저녁 밥상에 앉아 소소한 일상을 이야기하다, 큰 아이가 오래된 일기장 뒤쪽을 가져와서 읽어 주었다.


총총총

엄마따라 충남 슈퍼 을 연 아이


'짜요짜요'. 포도 사 주니

기뻐하는 아이


뛰어나온 가게 언니


"유통기간 지났어요."


한마디에


기쁨이 사라진 아이.


슬픔을 달래면서

디지몬 껌 손에 들고

집에 와 보니


스티커가 없는

디지몬 껌


우리 아기

어쩌나



까르르 우리는 이 글 하나로 행복에 젖어 웃었다.

행복한 소리가 저절로 일어나고, 기억할 수 있는 글이 둘째 아이는 태어나지도 않았던 스케치를 자신도 공감하면서 웃는다. 해맑은 웃음이 나를 기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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