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냥 놀고먹자인 삶은 아니었구나

by 딥페이지

최근 들어 사람들을 더 자주 만나고, 병원 치료와 상담 치료도 꾸준히 받는 나에게

작은 변화가 찾아오고 있는 듯하다.

나는 그동안 마냥 놀고먹는 사람인 줄 알았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조금씩이라도 뭔가를 만들고,

조금씩이라도 해나가려 했던 사람이었다.

꾸준히 오래 할 수는 없었지만, 다른 사람들과 비슷한 삶을 살아보려고

나도 정말 많이 애썼다. - 자기합리화가 아니냐고 해도 뭐.. 존중한다.


이런 생각들은 혼자였다면 절대 하지 못했을 것이다.

수다를 빙자해 이제껏 살아온 내 세상 이야기를 꺼내다 보니,

그리고 앞으로의 비전도 하나씩 내보이다 보니 문득 알게 됐다.


나도 치열했다. 너무 치열해서 활활 타올랐고,

지금은 불에 데인 듯 깜짝 놀라 잠깐 식히고 있는 중이라는 걸.

사실 나는 나를 낮게 평가하는 걸 좋아한다.

좋게 말하면 엄격한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자기혐오가 심한 사람이다.


살아오면서 받은 차별, 원치 않았던 편애, 내 뜻과 상관없이 휘말려야 했던 정치질…

그 모든 것들이 나를 흔들고 결국엔

사람도, 나 자신도 싫어지게 만들었다.

예전에는

“나만 이렇게 힘든 게 아니잖아”라며 나를 더 채찍질했었다.


지금은 조금씩 내려놓고

나를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마음이 조금은 편해졌다.

내가 자주 쓰는 “조금”이라는 말의 의미는 'A little bit'이 아니라

사실 ‘better than before’다.


조금은 나아졌다는 것, 조금은 덜 아프다는 것.

평생을 마냥 놀고먹었다는 자책과 죄책감으로 나를 옭아매던 내가,

이제는 나를 조금씩 풀어주고 있다.

나를 엄격하게 대하지 않고,

나를 이해하며 살아가려 노력하는 '나'가 된 거지.


오늘도 마냥 놀고먹지만은 않았던

나의 조금 더 나아진 일상을

감사히 글로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