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린다
기다림이 익숙하다
나는 그 사람이 혼자 일어서기까지를 옆에서 기다린다
그렇게 또 기다린다
어느 날 거울 속에서
그 사람의 자립을 기다리는 나의 모습을 본다
그 사람은 내 옆에 서있지 않고 나의 등을 올라타 업혀있다
나는 그를 조용히 내려두고 다시 출발선에 선다
수사슴이 거북이에게 뛰는 법을 가르칠 수 없듯
나는 그저 넘어진 사람을 잠시 일으키고 뛰게 만들 뿐,
뛸 수 없는 거북이라면 그의 속도를 존중하며
나는 다시 온 힘을 다해 나답게 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