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과 얽힌 여러 가지 상황들
우리는 사람보다 상황을 믿고 판단한다. 상황은 보다 많은 것을 이해시킨다.
영화 <추락의 해부>는 한 남성의 추락사를 파헤친다. 용의자는 현장에 있었던 그의 아내 산드라. 산속에 위치한 3층 집에서 남성이 떨어져 사망했고, 현장은 그의 아내와 아들이 발견했다. 현장에서 자살 근거를 찾지 못한 경찰은 아내 산드라를 유력한 용의자로 재판에 넘긴다.
재판은 1년 넘게 진행된다. 피고인이 된 산드라는 남편의 자살을 주장한다. 남편이 자살한 이유로는 아들 사고에 대한 죄책감과 일에 대한 실패. 그의 아들은 하굣길 사고로 시력을 잃었다. 남편이 마중 나가기로 한 날이었고, 도착 시간이 늦어지면서 사고가 난 것이다. 그날 이후로 남편은 죄책감에 시달렸다.
그는 또 작가라는 꿈을 이루지 못하면서 극도의 정신적 스트레스를 느꼈다. 그는 글을 쓰기 위해 교수직을 내려놓고, 고향으로 이사한 상태였다.
그동안에 아내는 작가로서 승승장구하며 성공 가도를 달렸다. 아내는 그의 아이디어를 토대로 성공적인 작품을 내놓기도 했다. 물론 그의 동의를 받은 채로. 이 지점은 그의 질투를 부르는 동시에 심리적 압박감을 높였다. 추락 전날도 부부는 큰 싸움을 하며 서로에게 상처를 줬다.
영화는 양측의 법정 주장으로 가득 찬다. 여러 상황들이 있었고, 관객은 판단할 뿐이다. 아내와 아들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없다. 사건의 진실은 영화에 담기지 않는다. 그가 추락한 날 3층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하지만 저마다의 이야기를 통해 여러 상황을 듣다 보면, 추락사에 관한 여러 가지 정황을 접하다 보면 어떠한 결론에 다다른다. 추락의 해부 과정은 지난하지만, 결국 이해하고 판단하기에 불가피한 과정이다.
물론 그 판단이 진실은 아닐 수도 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