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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l Kim Jan 06. 2021

이것만 알면 나도 야구왕!

한눈에 읽는 사회인 야구 입문

지금으로부터 딱 25년 전인 1996년은 대한민국 야구사에서 잊힐 수 없는 해로 기록될 것이다. LA 다저스의 박찬호 선수가 시카고 컵스를 상대로 사상 최초의 한국인 승리투수가 된 해이기 때문이다. 이때만 해도 메이저리그 1승은 월드컵 본선의 1승과 비교될 정도로 어렵다는 평가를 받았었는데, 어느새 류현진, 추신수, 박병호, 이대호, 오승환, 황재균 등 많은 한국인 야구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 이름을 남겼으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그동안 발전한 것은 프로야구뿐만이 아니다. 80~90년대부터 야구를 즐기던 사람들은 야구 한 경기를 위해 50km씩 운전해서 시골 운동장까지 가는 게 기본이었다고들 하는데, 어느새 인조잔디에 더그아웃, 관중석까지 마련된 야구장들이 전국 곳곳에 들어서 있다. TV나 야구장에서 ‘보는’ 야구가 아닌 직접 공을 던지고 치면서 ‘하는’ 야구가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축구나 농구 같은 생활스포츠에 비해 야구를 어렵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다. 시속 100km에 달하는 단단한 야구공에 맞을 수 있다는 두려움이 제일 클 것이고(정말, 꽤, 많이 아프다. 학창 시절 줄빠따를 맞던 맷집 좋은 야구선수들이 괜히 데드볼 맞았다고 땅에 뒹구는 게 아니다), 유니폼이며 글러브에 들어갈 이 부담스러워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게다가 시간도 큰 문제다. 한 게임 하려면 운동장 왕복에 준비운동에 경기에 이래저래 3~4시간이 든다고도 하니 주말에 애도 봐야 하고 경조사도 챙겨야 하는데 과연 내가 야구를 시작해도 괜찮을까? 하는 그런 망설임.


 하지만 야구에 어느 정도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다면 평생의 좋은 친구, 추억 그리고 건강까지 얻을 수 있다. 이에, 필자의 시행착오 및 금전적 지출을 통해 얻은 노하우를 공개하여 미래의 야구 입문자들의 시간과 노력을 조금이라도 줄여드리고자 한다.


1) 시작하기

야구는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운동이기에 일단 팀에 가입해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지인이 있는 팀에 가입하는 것이다. 아무래도 아는 사람이 있으면 모르는 것을 물어보기도 쉽고 심적으로도 매우 편하다. 만일 야구하는 지인이 주변에 없다면? 방법은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야구 커뮤니티인 Daum “야용사(야구용품 싸게 사기)” 카페의 선수 모집 공고를 보면 매일 업데이트되는 팀원 모집 공고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아무래도 운동장이 멀면 참석이 힘들어지기 마련이니 가능하면 집에 가까운 곳에서 운동하는 팀을 골라 연락해 보자. 


 팀을 골랐으면 연습이나 시합 때 두어 번 방문하여 같이 운동도 해보고 팀 분위기를 파악하는 것은 필수다. 실책을 범했을 때나 아웃되었을 때 과도하게 질책하는 사람이 있는 팀, 한눈에 봐도 잘하는 사람이 너무 많은 팀은 피하는 게 좋다. 


2) 비용

다른 스포츠에 비해 장비 구매로 인한 비용 부담이 큰 편이다. 글러브(10~20만), 스파이크(3만~7만), 유니폼(5만~10만), 배팅장갑(1~2만)까지는 필수고 여유가 된다면 팔꿈치 보호대, 헬멧, 배트도 구입하면 좋다 (배트, 헬멧은 보통 팀마다 공용 장비가 있으니 사지 않아도 괜찮다). 경험이 쌓이고 실력이 늘어나다 보면 자연스레 본인에게 맞는 장비를 새로 구매하기 마련이니 시작부터 비싼 장비로 도배할 필요는 없다.


 또한 팀 가입 및 운영에 따른 비용(리그 참여비, 구장 대여비, 장비 구매 등을 위해 사용)을 납부해야 하는데 보통 연간 20~30만 원 정도 든다.


3) 시합 및 연습

주중에 팀 감독(혹은 총무)에게 출전신고를 하고, 시합 시작 한 시간 전 (연습은 시작 시간 조금 전)까지 야구장에 도착해서 몸을 풀고 단체 연습을 한다. 연습에 꾸준히 참석해야 실력이 늘고 감독에게 눈도장을 받을 수 있으니 절대 늦지 말자.


 처음 시작하는 선수를 바로 선발 출장을 시키는 경우는 별로 없으니 벤치멤버라고 너무 실망하지는 말자. 보통 경기 중반에 대타·대수비로 교체 출장을 하게 될 텐데, 주어진 기회에서 조금씩 발전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어느 순간 선발 라인업에서 자신의 이름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자신의 강점을 빨리 파악하여 수비 포지션을 처음부터 확실히 잡는 것이 주전 경쟁에서 유리하다. 주말의 귀한 시간을 쪼개서 운동하는 건데 포지션이 없어 교체로만 뛴다면 기분이 어떻겠는가? 자신이 땅볼을 잘 잡는다면 내야수, 발이 빠르고 뜬 공을 잘 따라간다면 외야수, 덩치가 크고 날아오는 공이 무섭지 않다면 포수를, 어깨가 좋은 사람은 투수에 도전해 보자. 



아직 야구하기엔 추운 날씨지만, COVID-19가 우리를 떠나지 않았지만 조만간 이 모든게 끝나고 따뜻한 햇살 아래 친구들과 담소를 나누며 땀 흘릴 그 날을 기다려 본다. Play B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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