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에 '새로고침'이 필요할 때(10)
지난 시간들의 여정을 되돌아봅니다.
제 스마트폰에는 꽤 많은 앱이 깔렸습니다. 잠을 분석해 주는 앱, 성격을 알려주는 앱, 명상을 도와주는 앱... 처음엔 이 디지털 도구들이 제 인생을 드라마틱하게 바꿔줄 거라 기대했습니다. 우울함은 사라지고, 매일 아침 상쾌하게 눈을 뜨며, 어떤 시련에도 흔들리지 않는 강철 멘탈이 될 거라고요.
하지만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제 삶은 여전히 롤러코스터입니다.
어제는 상사의 칭찬에 기분이 날아갈 듯했지만, 오늘은 꽉 막힌 출근길 도로 위에서 짜증을 냈습니다.
여전히 불안한 밤이 찾아오고, 가끔은 이유 없이 눈물이 나는 날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모든 마인드테크는 실패한 걸까요? 아니요, 저는 단호하게 "성공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이제 '넘어졌을 때 일어나는 법'을 알게 되었으니까요.
예전의 저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그 감정에 휩쓸려 며칠을 앓아누웠습니다.
'나는 왜 이럴까', '이번 생은 망했어'라며 스스로를 비난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었죠.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우울감이 파도처럼 밀려올 때, 저는 스마트워치를 봅니다.
[스트레스 지수 높음. 심호흡이 필요합니다.]
그 알림을 보면 저는 생각합니다. '아, 내가 지금 힘든 상태구나. 내 잘못이 아니라 내 몸이 지친 거구나.'
그리고 익숙하게 호흡 앱을 켜고 숨을 고릅니다. 마음속 '엄격이'가 저를 다그치려 할 때면, "잠깐, 또 나왔네? 오늘은 좀 쉬자"라고 말을 건넵니다.
스트레스가 사라진 게 아닙니다. 스트레스를 다루는 제 '마음 근육'이 단단해진 겁니다.
헬스장에 가서 무거운 덤벨을 든다고 바로 근육이 생기지 않듯, 마음 근육도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습니다.
매일매일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보고, 인정하고, 다독이는 그 지루한 반복 속에서 아주 조금씩, 눈에 보이지 않게 자라나는 것이었죠.
이승원 소장님과 문우리 대표님, 그리고 수많은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했던 말이 이제야 뼈저리게 이해가 됩니다.
"기술은 내비게이션일 뿐입니다. 운전대를 잡고 엑셀을 밟는 건 결국 당신이어야 합니다."
아무리 좋은 앱이 있어도 내가 켜지 않으면 소용없고, 아무리 정확한 데이터가 있어도 내가 나를 바꾸려는 의지가 없으면 무용지물입니다. 마인드테크는 우리에게 "당신은 지금 여기 있어요"라고 지도를 보여줄 수는 있지만, "그러니 저기로 가세요"라고 억지로 끌고 갈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 지도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큰 위안인지요. 망망대해에 홀로 떠 있는 줄 알았는데, 나침반이 있고 등대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다시 노를 저을 힘을 얻습니다.
이 긴 글을 마치며, 저는 당신에게 한 가지 부탁을 하고 싶습니다.
부디 당신 자신을 돌보는 일을 미루지 마세요. 우리는 흔히 나를 챙기는 걸 이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족을 위해, 회사를 위해, 친구를 위해 희생하는 게 미덕이라고 배우죠.
하지만 온라인 심리상담 플랫폼 마인드 카페의 슬로건처럼, "마음이 다치면 세상도 닫힙니다."
내가 행복해야 내 아이에게 웃어줄 수 있고, 내가 건강해야 동료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넬 수 있습니다. 나를 돌보는 것은 결코 이기적인 게 아닙니다. 오히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한 가장 이타적이고 책임감 있는 행동입니다.
이제 저는 압니다. 마음 건강은 '완치'되는 병이 아니라, 평생 가꾸고 관리해야 하는 '정원'과 같다는 것을요. 잡초는 또 자랄 것이고, 비바람은 또 몰아칠 겁니다. 하지만 이제 제 손에는 든든한 도구들이 쥐어져 있습니다.
당신의 정원에도 햇살이 비치기를, 때로는 비가 와도 그 비가 땅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기를 바랍니다.
힘들 땐 언제든 스마트폰을 켜세요. 그리고 잊지 마세요.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기술이, 그리고 당신과 같은 고민을 하는 수많은 우리가 연결되어 있으니까요.
오늘도, 내 마음을 위해 '새로고침' 버튼을 누릅니다.
당신의 오늘이 어제보다 아주 조금 더 평안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