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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월의 솔 Aug 20. 2017

계절의 끝자락

여덟 번째 순간

입추가 지난 뒤, 추전(秋田)에는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분다. 오봉(お盆)을 전후로 마을 곳곳에서는 크고 작은 마쓰리(祭り)와 불꽃놀이가 이어지는데, 이는 곧 여름의 끝이 멀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 시기의 저녁은 무덥지 않고 춥지도 않아, 가벼운 산책을 즐기기에 좋다. 드문드문하게 거리를 내리비치는 가로등 불빛, 스치는 바람에 서걱대는 볏잎 소리, 이름 모를 풀벌레와 매미 우는 소리, 가가호호 새어 나오는 밥 짓는 냄새, 여름의 것도 가을의 것도 아닌 듯한 대기의 온도. 멀어져 가는 계절의 풍경들을 아로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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