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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월의 솔 Nov 11. 2017

시간

열다섯 번째 순간

7년 가까이 써온 노트북이 기어이 말썽을 부린다. 그래, 이제 고장이 날 때도 됐지, 하면서도 내심 섭섭한 마음이 드는 것을 감출 수 없다. 시간은 새 것이던 노트북을 옛 것으로 만든다. 한때는 그토록 애틋했던 사람을 미워하게 만든다. 언제나 곁에 머물러 있을 줄 알았던 것들을 자꾸만 멀어지게 만든다. 지금의 시간이 흐를수록, 과거의 어떤 시간은 흐릿해진다. 흐르는 시간이 야속하고, 흐릿해진 기억이 야속하고, 멀어진 이들이 야속하고, 아, 하필 이때에 고장 난 노트북이 야속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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