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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월의 솔 Mar 10. 2018

시나브로

스물여섯 번째 순간

요 며칠 볕 좋은 날이 많아 자주 산책을 나갔다. 살갗을 스치는 바람엔 아직 다 지나지 않은 겨울의 시릿한 기운이 남아 있었지만, 대지를 감싸는 빛의 기운은 과연 한층 더 따스해져 있었다. 남녘에서는 예년보다 일찍 꽃망울이 터졌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온다. 시나브로 봄이 오고 있다. 춥고 긴 겨울이 지나고 나면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온다는 자연의 섭리는, 먹고사는 문제만으로도 고단한 우리들 생에 틈틈이 스며 들어와 작은 위안이 되어주곤 한다. 겨울이 얼마나 추웠든, 또 그 겨울이 얼마나 길었든 봄은 온다. 봄은 다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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