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여덟 번째 순간
꿈결에 다시 달포가 지났다. 유난히 많은 꿈속에서 허우적거린 한 달이었다. 겨우내 굳어있던 온몸의 감각들이 새봄과 함께 과민하게 깨어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새벽녘 내 의지와 상관없이 눈을 뜨는 날이 빈번히 있었다. 어떤 현실이 꿈결에 있었던 일처럼 느껴지듯이 어떤 꿈은 정말로 현실 같아서, 어느 때는 잠에서 깬 뒤에도 한참 동안 불 꺼진 방안에 무력하게 누운 채로 꿈과 현실의 경계를 헤매야 했다. 정신이 들고 나면 꿈은 휘발되고 꿈속의 감각만이 어렴풋이 남아있곤 했다. 그 많던 꿈들은 모두 어디로 간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