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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월의 솔 May 04. 2018

꽃자리

서른 번째 순간

꽃은 기다렸다는 듯 일제히 망울을 터뜨렸다. 창밖으로 곰살궂게 살랑이는 벚꽃잎을 바라보며, 기적과도 같은 봄의 생명력에 대해 생각했다. 바로 얼마 전까지 계속됐던 겨울의 혹한은 아주 오랜 옛날의 일처럼 느껴졌다. 또 한 번의 겨울이 그렇게 끝을 맺었고, 또 한 번의 봄이 이렇게 시작되었다. 봄이 다시 돌아오는 한, 어떻게든 생을 사랑하는 일을 멈추지 말자고 다짐했다. 짧은 동안 피었다가 진 꽃자리 위로는 이제 새잎이 돋아나기 시작했다. 계절은 여름을 향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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