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75분의 1초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월의 솔 Jun 06. 2018

들꽃 마음

서른세 번째 순간

길가에 민들레와 개망초가 많이 폈다. 화려하지 않아도 들여다보면 모두 예쁜 꽃들이다. 들꽃을 보면 떠오르는 추억들이 있다. 대부분은 고향과 유년시절에 대한 기억인데, 그보다 조금 더 특별한 기억도 있다. 마음에 관한 기억이다. 몇 해 전 대학 선후배들과 함께 캄보디아로 봉사활동을 다녀온 적이 있다. 그때 우리가 방문했던 곳의 아이들은 말이 통하지 않는 우리에게 자주 길가에 핀 꽃들을 꺾어다 주곤 했다. 고사리 손에 꼭 쥔 그 들쭉날쭉한 들꽃들이, 나는 꽃이 아니라 아이들의 마음이라고 생각했다. 마음을 표현한다는 건, 생각만큼 어려운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 상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