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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월의 솔 Jul 17. 2017

어떤 밤

세 번째 순간

녁을 먹고 한참 수다를 떨다 보니 어느새 밤은 깊었고 사위엔 안개가 자욱하고 어둠을 지키는 외로운 불빛은 물기를 가득 머금은 대기 속에서 춤추듯 너울거리고 거리는 산 사람의 흔적도 없이 괴괴하였다. 황급히 집으로 돌아가려다가 별안간 나도 모르게 가본 적 없는 길에 이끌려 방향을 달리하였는데 아니나 다를까 길도 잃고 방향도 잃어 제 집 하나를 찾지 못하고 오래도록 방황하였다. 술에 취하지 않은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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