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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월의 솔 Jul 21. 2017

천둥이 치던 바다

다섯 번째 순간

바다로 가는 길에 너른 평야의 끝에서 스콜처럼 쏟아지는 소낙비를 보았다. 얼마쯤 지나고 비가 그치자, 거짓말처럼 무지개가 떠올랐다. 유리혼조(由利本荘)의 이름 모를 해안에 도착했을 땐, 해는 이미 수평선 너머로 모습을 감추고 없었다. I 씨는 일몰을 볼 수 없어 무척 아쉽게 됐다고 하였으나, 마지막 잔양의 빛 또한 나름의 운치가 있었다. 해안선은 정직하게 뻗어 있었고, 바다는 심오하여 그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웠다. 하늘의 한편은 아주 맑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천둥이 울리고 있었다. 돌아보면 꿈같은 장면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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