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만 3살이고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걸 알기에 화를 내지도 혼을 내지도 않았고, 그저 오줌을 싸고 축축한 줄도 모르고 곤히 자고 있는 별이를 안아서 욕조에 데리고 가서 씻기고 다시 침대에 눕혀서 재우고, 별이의 오줌이 가득 묻은 팬티와 옷을 손빨래하고, 이불빨래를 했다. 밤 중에 오줌 싸는 일이 잦아지니 이 모든 과정이 아내와 손발이 척척 맞는다. 별이가 기저귀를 떼고 잠을 자기 시작했던 초반에는 자다가 깨서 비몽사몽간에 뒤처리를 하는 것이 힘들었지만 이제는 일사천리로 나는 별이를 씻기고, 아내는 빨래를 하고 다시 잠자리를 재정비한다.
뒷수습을 얼추 마무리하고 아내와 원인이 무얼까? 이야기를 나눴다.
내 생각에는 우리가 너무 엄격한 기준을 세우고, 아이에게 그 기준대로 행동하게 하고 훈육했던 것 같다. 아이가 올바르고 예의 바르게 자랐으면 하는 마음에 아직 어린아이에게 높은 기준을 요구하고 그게 별이에게 무의식적으로 억압이 되었을지도... 올해 처음 어린이집을 가서 규칙과 친구들과의 관계도 스트레스가 됐을 텐데.
내일부터는 마음을 내려놓고 무한한 사랑을 주자고 아내와 함께 결심했다.
과연 이 처방이 별이의 밤 중 오줌을 그치게 할 것인가?
그리고 4살 아들이 밤에 오줌을 싸서 원인이 무엇인지 고민한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다양한 반응의 댓글이 올라왔다. 스트레스 때문일 수도 있다며 본인의 경험을 말씀해주시는 분도 계셨고, 방수요를 꼭 사라는 현실적인 조언부터 초등학생까지 계속될 수 있으니 천천히 기다려주라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라는 댓글도 있었다.
모두들 공감해주고, 도움이 되는 댓글들이었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천성권 선배님이 남겨주신 댓글이 가슴을 따뜻하게 만들어주었다.
"그럴 수도 있어."라고 하고 넘기는 게 제일 좋아.
지도책이 된 이불이 상처 난 기억보다 낫지. :)
방수커버 얼른 사고.. ㅎㅎ
맞다. 지도책이 된 이불이 상처 난 기억보다 낫다. 이미 우리 집 침대커버는 커다란 세계지도가 그려져 있다. 이제 와서 배변훈련, 수면교육을 한다고 아이를 다그치는 것보다 세계지도가 그려진 침대를 가지고 있는 게 여러모로 낫다. 아이는 금방 자랄 테고 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자면서 오줌을 싸지 않을 테니까.
첫째 큼이때 이미 경험했던 일이 반복되는데도 마치 처음 겪는 듯이 생각했었다. 그리고 예전에 큼이가 기저귀를 떼지 못하던 시절 그렸던 큼이네집 웹툰을 다시 찾아보았다. 옛날 기록이 새록새록해졌다.
육아웹툰 큼이네집
첫 아이 때는 경험한 적이 없어서 언제까지 기저귀를 채워야 하는 걸까? 침대에 오줌을 싸는 시기가 언제까지일까? 너무 궁금했었는데. 지나고 보니 결국 시간이 해결해주었다. 우리가 교육했기 때문이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성장했던 것이다. 육아를 하다 보면 많은 부분이 아이가 자라길 기다려주면 해결된다. 그땐 그걸 모르고 처음 큼이가 침대에 오줌을 쌌을 때는 많이 속상해하기도 하고, 애꿎은 남편 탓, 아내 탓을 했었다. "여보가 밤에 자기 전에 오줌을 뉘었어야죠.", "자다가 쉬 마렵다고 하면 빨리 화장실로 데려갔어야죠." 왜 그렇게 서로 탓을 했을까?
아직 별이의 배변훈련은 끝나지 않았다. 지난주에는 5일 연속 자다가 오줌을 쌌다. 하루는 새벽에 한번 잠을 깨워서 오줌을 뉘이고 아침까지 오줌을 안 샀길래 성공한 줄 알았는데, 아침 준비를 하고 다시 돌아와 보니 그 잠깐 사이에 오줌을 싸버렸다. ㅠㅠ 그리고 주말에 드디어 한 번도 오줌을 싸지 않고 잠에서 깨어나 함께 화장실에서 소변을 누고 "와, 별이 오늘은 밤에 오줌안싸고 아침에 일어나서 쉬했네" 하고 칭찬을 해주니 "저 잘했어요? 내일은 싸야지! ㅋㅋㅋㅋ" 하며 깔깔대며 웃는다. 황당하고 웃겨서 함께 웃었다. 또 한편으로는 별이가 밤 중에 침대에 오줌을 싸도 우리가 혼내지 않으니 아이에게 상처가 남지 않았구나 다행이다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