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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광주 Aug 28. 2017

누가 내 아이를 바보로 만들었을까?

소득보다 지출이 많아 고민인 가정이 있다. 과다한 사교육비 때문이었다. 하지만 부부는 아이 미래를 생각해 사교육비를 줄일 계획이 없다. 이 부부의 노후 준비는 거의 ‘제로(0)’ 수준이었다. 이처럼, 과다한 사교육비가 상황을 악화하고 있다면 재정 우선순위를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한정된 소득으로 노후 준비 자금과 자녀의 교육비를 모두 만족할 수 없다면, 재정 지출의 우선순위는 노후 준비 자금에 둬야 한다. 특히 ‘아이를 생각한다’면 더욱 그렇다. 잔뜩 길어진 노후에서 ‘가난한 부모’의 재정적 부담을 자녀가 떠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앞으로는 자녀의 직업은 물론 힘겹게 들어간 직장 안정성마져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의 시대가 지금까지보다 훨씬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실패가 많아진다는 것이 정설이다. 따라서 부모의 노후 안정성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실패한 자녀가 잠시 쉬어가는 베이스캠프가 돼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교육에 목을 매는 부모들의 최종적인 목표는 좋은 직장(대기업)이다. ‘돈’이란 이야기다. 그러나 대학졸업생 가운데 대기업 입사확율은 10%도 되지 않고, 그나마 입사 1년내 1/3이 그만둔다는 통계가 있다. 그렇다면, 차라리 사교육비를 밑천으로 자녀명의의 저축이나 투자를 하는 것은 어떨까? 그건 오히려 확율 100% 짜리 ‘돈’이다. 그러니, 정말 자녀를 사랑한다면, 사교육보다 경제교육을 시켜라.


안타깝게도 ‘자본주의’ 대한민국에는 체계적인 경제교육이 없다. 학교는 물론 가정에서도 관심사가 성적과 등수, 진학과 취업에 매몰돼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에 대한 이해 없이 ‘자본(월급)’을 이용해 부자가 되겠다는 생각은 정말 아이러니하다.
첫 월급을 받아들고 어쩔 줄 몰라 쩔쩔매는 성인자녀는 물론, 30대의 62.7%가 선택하는 재테크 수단이 은행 예적금인 현실 앞에서, 사랑하는 아이들을 경제적 바보로 만든 범인이 누군인지 생각해 보자.
사랑하는 자녀를 위해, 그리고 모두가 행복한 우리의 노후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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