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 <부자들의 습관 버티는 기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면서 국내외 주식형펀드에 투자했던 사람들은 투자원금이 반토막나는 손해를 감수해야 했다. 은행은 제대로된 설명도 없이 고위험 상품을 판매했다는 이유로 많은 투자자들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금융위기의 신호탄으로, 미국 월가에서 가장 먼저 파산했던 ‘리먼 브라더스’ 관련 파생금융상품은 물론 정상적으로 가입했던 주식형 펀드마져 손실이 급증하자 투자자들은 앞다투어 해약했다. 이른바, 펀드대란이다.
그 당시 많은 사람들이 중국관련 펀드에 가입했다. 금융위기가 터지기 직전까지 불과 1-2년 사이, 중국상해지수는 무려 3배 이상 급등하며 투자자들을 유혹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융위기 직후 주가는 곤두박질쳤고 공포와 불안에 휩싸인 투자자들은 앞다투어 펀드를 내던졌다.
그런데 만약, 그때 반토막났던 중국펀드를 팔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파생상품 등 일부 상품을 제외하면 원금이 회복되었을 펀드가 많았다. 특히 매월 꼬박꼬박 투자했던 월적립식 펀드의 경우 원금을 초과하는 수익도 가능했다. 폭락장에서도 계속 투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역사가 반복되듯 경제와 투자시장 역시 반복된다. 그것을 ‘경기순환(경기사이클)’이라 부른다. 버티면 이긴다.
그러나 경기순환이 주가회복의 모든 이유를 설명하는 것은 아니다.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인플레이션이 주가상승을 이끈다. 1997년의 IMF와 현재의 주가수준을 비교하면 이해가 쉽다. IMF 직전의 코스피 최고주가는 800대 였지만 IMF 이후 반토막으로 폭락했다. 반면 2020년 2월의 코스피 지수는 2000에서 2200 사이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만약 1997년의 IMF나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에 버금가는 충격이 닥쳐 지금의 코스피 주가가 폭락한다고 생각해 보자. 실제로 2020년 3월, 코로나는 코스피를 단번에 1400대 수준까지 폭락시켰다. 만약 더 하락하여 1000포인트 수준까지 떨어졌다고 생각해 보자. 1000 포인트는 1997년의 고점보다 높다.
즉, 지금 당장 주식이 반토막 나더라도 20여 년 전의 고점보다 더 비싼 가격이라는 뜻이다. 이처럼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 생기는 이유는 물가인상, 즉 인플레이션 때문이다.
지금의 물가는 20년 전에 비해 훨씬 비싸다. 상품이나 서비스 가격은 물론 집값과 월세, 그리고 월급도 올랐다. 그런데도 돈이 늘 부족한 이유는 소비가 늘어났고 물가도 비싸졌기 때문이다. 주가는 기업의 실적에 따라 움직인다. 그런데 상품가격이 올랐으니 같은 개수를 팔아도 매출금액은 더 많아진다.
기업이익도 마찬가지다. 매출 이익율은 동일하지만 금액은 커졌다. 예를들어 매출 1억 원에 이익률이 10%일 때의 이익금은 1,000만원 이지만 20년 동안 상품가격이 10배가 올랐다면 똑 같은 개수를 팔았어도 매출은 10억 원이 된다. 여기에 동일한 이익률 10%를 곱하면 이익금은 1억 원이다.
주가는 기업실적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20년 전에 비해 매출과 이익이 10배가 오른 기업의 주가도 10배가 오른다. 시간은 버티면 이길 수 밖에 없는 비결이다.
한국만의 사례도 아니다. 자본주의 역사에서 셀 수 없는 종류의 위기가 터졌지만, 뒤돌아보면 단 한번도 극복되지 않은 경우가 없었다. 심지어 자본주의는 제 1, 2차 세계 전쟁 조차 극복했다. 또한 극복 이후에는 위기 이전보다 더 많이 오른다. 버티면 돈을 버는 것은 역사적 진리다.
그러나 대부분 사람들이 위기의 순간을 잘 버티지 못한다. 이유는 다양하다.
당장에 돈이 급하니 눈물을 머금고 찾아야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더 큰 이유는 ‘이번에는 다를 것이다.’는 공포와 두려움이다. 특히 언론과 전문가들은 책임을 회피할 목적으로 양쪽의 가능성을 함께 말한다.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다는 식의 주장이다. 반면 ‘워런 버핏’은 ‘공포는 기회’일 뿐이라며 분명히 말한다. 버틸 수 있다면 반드시 회복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숱한 위기에서도 다르지 않았지만 이번에도, 그리고 앞으로도 같을 것이다. 딱 하나, 세상에서 자본주의가 사라지지 않는다면 말이다.
그런데 만약, 이번에는 정말 다르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주식과 부동산은 물론 세상의 모든 자산들이 잘못된다는 것을 뜻한다. 은행의 예·적금조차 극심한 인플레이션으로 휴지조각이 될 것이고 금이나 비트코인도 마찬가지다. 왜냐하면 그것은 자본주의의 종말과 무정부상태를 뜻하며 해킹과 전쟁, 극심한 무질서를 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정말 다를 것이다.’는 생각으로 이미 반토막난 자산을 이동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 즉, 자산을 이동하는 심리는 역설적으로 지금의 위기에도 불구하고 자본주의는 영원할 것이라는 믿음을 전제로 한다. 그래서 예금 등 다른 자산으로 옮기는 것이다.
그렇다면 반대의 선택이 맞다. 즉, 경기사이클을 미리 대비하지 못했다면 차라리 그대로 있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 시간을 인내하면서 버틸 수 있다면 회복되기 때문이다.
경제위기가 닥쳤을 때, 대부분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면서 후회를 한다.
“그때 팔았을 것을...”
“그때 투자하지 않았을 것을...”
그런데 위기가 끝나고 경제가 다시 좋아지면 이렇게 말한다.
“그때 팔지 말았을 것을...”
“그때 계속 투자했으면 좋았을 것을...”
나는 이 4가지 후회를 통털어 ‘후회 4종세트’로 부른다.
재테크에서 후회할 일을 한번도 저지르지 않는 사람은 없다. 순간순간 결과가 달라지는 투자시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러나 버티기에 능한 사람일수록 후회가 적은 반면 버티기에 약한 사람일수록 후회가 많다. 버티기에 능한 사람들도 앞의 2가지 후회는 할 수 있지만, 뒤의 2가지 후회는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버티기에 약한 사람들은 앞의 2가지와 뒤의 2가지 후회를 매번 되풀이한다. 이 글의 독자들은 부디 후회 4종세트의 주인공이 되지 않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