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이, 내가 생각한 게 아니라면

10화

by 베레쉬트

사람은
자기 생각을
가장 믿을 만한 것으로 여긴다.


틀릴 수 있다고는 생각해도


거짓일 수 있다고는
잘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 생각은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생각은
오래된 경로를 따라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너무 자연스러워서
선택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서
사람은 이렇게 말한다.



“그냥 그렇게 느껴졌어.”
“생각해 보니 당연했어.”
“다들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



하지만
여기에는
하나의 빠진 질문이 있다.



‘왜 하필
그 생각이었을까.’







사람의 생각은
백지 위에 쓰이지 않는다.


이미
정해진 방향이 있다.


어떤 생각은
쉽게 떠오르고,


어떤 생각은
애초에 떠오르지 않는다.



이 차이는
논리의 문제가 아니다.


안전의 문제다.


사람의 생각은
맞느냐 틀리느냐보다


위험하냐 안전하냐를
먼저 따진다.


과거에


다치지 않았던 생각,
혼나지 않았던 판단,
버림받지 않았던 선택.



그 경로만
다시 사용된다.



그래서 사람은
자기 생각을
의심하지 않는다.



의심하는 순간
불안이 생기기 때문이다.



“혹시 내가 틀렸다면?”
“그럼 지금까지의 나는?”
“그럼 내가 지켜온 건 뭐였지?”







이 질문들은
생각보다 위험하다.



그래서
뇌는
의심을 멈춘다.



대신
확신을 강화한다.



근거를 찾고,
자기 말에 동의하는 것만 모으고,


반대되는 정보는
자연스럽게 피한다.



사람이
고집이 세지는 이유는
성격 때문이 아니다.



생존 때문이다.



자기 생각을 의심하는 순간
자기 삶 전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은
자기 생각을
‘사실’처럼 느낀다.







하지만
생각은 사실이 아니다.


생각은


지금까지
살아남았던 방식의
결과에서 시작된다.




그 생각이
옳아서가 아니라,


그 생각으로
버틸 수 있었기 때문에
남아 있는 것이다.






사람이
무너질 때
가장 먼저 하는 말이


“내가 틀렸나 봐”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동안
의심하지 않았던 생각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할 때,


사람은
자기 자신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문제는
생각이 틀린 것이 아니라,



그 생각이
유일한 기준이 되어버린 데 있다.

























다음 화에서는


이 생각들이
어떻게 감정과 결합해


사람을 더 깊이 묶는지,
그리고 왜

생각보다 감정을 더 믿게 되는지를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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