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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 도서관

by 이솔지

여기는 채광이 좋은가
책등이 유독 바랬네

흐린 책등들 사이로
유독 선명한 마음이 보인다

여덟 줄로 놓인 책꽂이 사이
하나씩 놓인 회색 사다리들

밟고 한 칸만 오르면
손에 닿지 않는 책이 없겠지

책등이야 좀 바래면 어때
모아 둔 전집들은 화목해 보이는데

몇 번이고 지나던 건물 그 안에
있는 줄도 몰랐던 도서관에게
인사를 건네 본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다음 주에 또 봐요

다시 만날 핑계로
굳이 굳이 책 한 권을 끼고
하루의 여행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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