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면이 있다면
반으로 접고 싶다
접을 수 있다면
접고 또 접고 싶다
여러 번 겹쳐 접은 새벽이
내 마음속 침대 만해지면
새벽 침대 위로 눕고 싶다
누운 채 눈 감고
하염없이 시 쓰고 싶다
연보라빛 시가 흘러가면
손끝으로 잡아 끌어내려
이불 삼아 덮고 싶다
친구가 찍어 온
핀란드의 오로라 같은
노랫소리로
실이 굵은 뜨개 베개를 엮고 싶다
눈을 감아도 새벽의 빛을
밤의 노래를 가슴에 담고
서늘하게 오래 깨어 있고 싶다
새벽의 한쪽 면에 누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