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도 당신의 길을 보게 될까

by 이솔지


왜 불가사리들이

하늘에서 꿈틀거리는 거야?


눈을 가리지 마

가린 눈으로 별빛이 쏟아질 텐데

다음 생에 다시 태어날 거라는 약속

한 적 없는 말들

지워진 모래사장의 글씨들


당신이 머물던 병실에는

오늘도 다른 사람이 채워지고

그도 당신의 길을 보게 될까

걷지 않고도 갈 수 있는 길은 많아

물론 바퀴가 없어도 되지

노란 표지의 일기장에는

어떤 아침을 얼마나 준비해 두었을지

지우다 만 날짜들이 멈춰서

영원 속에서 끝없이 꼬리를 흔들겠지

낙타들은 꾸준히 걸어

꾸준함만이 사명이라는 듯

어떤 미래들은 진행되지만

낙타를 멈추진 못해

비웃음을 머금은 카페 선인장들은

자기 삶까지 비웃다가 서로를 찌르고 말아

어지러운 팬더는 카페 책상에 박혀 있어

대나무숲이 모자라

머리에 꽃다발을 뒤집어 쓰고

모서리가 많아진 하늘을 올려다 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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