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성적순이 아닐꺼에요
우리는 어려서부터 1등이 좋은 것, 남보다 앞서 나가는 것이 옳은 것이라고 배웠습니다.
직장인이 되어서도 누군가의 빠른 승진에 좌절감을 느끼기도 하고, 인사정책에 실망하기도 합니다.
이런저런 자기 계발서 들은 직장에서 인정받는 법이나 처세술 등을 이야기하며, 평범한 직장인들을 불안하게 만듭니다.
정말 빨리 능력을 인정받아서 남보다 승진하고, 팀장이 되고 임원이 되는 것이 좋을까요?
저는 No라는 의견으로 글을 써내려 가보겠습니다.
첫째, 승진이 빠르다는 것은 그 직장을 다닐 남은 기간이 짧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팀장이 되는 데 10년, 임원이 되는데 10년이 걸려 20년의 정규직 생활 후에 매년 평가받는 임원의 세계로 들어가는 직장이 있다고 생각해 봅시다.
출중한 능력으로 5년 만에 팀장이 되고 그로부터 5년 후에 임원이 된다면, 직장 생활 10년 만에 매년 실적으로 근로계약이 연장되는 살얼음판 임원의 생활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직장인으로서의 생명이 짧아지는 것이지요.
둘째, 섣부른 승진은 오히려 설익은 역량으로 인해 능력 없는 사람이나 리더가 되기에는 자질이 부족한 사람으로 평가받을 위험이 있습니다.
100만큼의 능력을 필요로 하는 자리에 있는 180의 능력을 가진 직원은 150의 능력을 필요로 하는 위치로 승진합니다. 그 자리에서도 잘 해냅니다. 이제 200의 능력을 필요로 하는 자리로 승진하겠지만, 그곳에서는 180의 능력밖에 없으므로 오히려 무능력한 사람이 됩니다.
피터의 법칙 (Peter's principle) : 조직 내에서 모든 구성원은 무능이 드러날 때까지 승진하려 하려는 경향이 있음을 나타내는 말
실제로 다른 직원들보다 업무처리 능력과 위기 대응능력이 뛰어난 팀원을 파트장의 자리에 배치했더니, 파트원들과 불화가 일어납니다. '협업'에 대한 훈련과 노하우가 부족해서였습니다.
셋째, 직장은 조직입니다. 조직적으로 업무, 과제를 수행해 냅니다. 조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협업'입니다.
어려서부터 행복은 성적순이라는 교육을 받고 자라 온 우리는 빠른 승진을 위해 때로는 무리수를 두기도 합니다. 때로는 남을 험담하고, 자신의 실적을 부풀리기도 합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원활한 협업을 통하여 성과의 시너지를 내는 것이 회사가 조직을 구성한 목적입니다.
함께 일하는 동료가 느끼기에 불편하거나 질투를 부를 만한 승진이나 특진은 결국 안 좋은 결과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넷째, 직장 생활은 길게 보고 멀리 봐야 합니다. 사무실은 전쟁터지만, 밖을 나가면 지옥이라고 합니다.
월급 꼬박꼬박 나오는 직장생활이 최고야 라는 말을 들으면 왠지 기분이 썩 좋지만은 않습니다.
꼭 퇴사를 하고 창업을 해야 치열한 삶인 거 같은 말이기 때문입니다. 직장인은 직장인들만의 깊은 고충이 있는 것인데 말이죠.
직장인은 분명히 고민해야 합니다. 지금 다니고 있는 직장을 언제까지 다닐 수 있는 것인지, 그다음 직장 또는 생업은 무엇이 될지.
하루의 3분의 1이고 깨어있는 시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직장생활이 안정감이 있다면, 그 안정감을 길게 누리며, 그 안정감의 기반 위에서 미래를 준비해야 합니다.
지옥에는 믿을 만한 동료가 없지만, 전쟁터에는 함께 하는 전우들이 있습니다.
그 전우들과 함께 미래를 그려 나가는 것에 아마 동의하실 것입니다.
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간다
빠른 승진으로 다른 이들의 부러움과 시기를 동시에 받기보다,
모두가 동의하고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완벽한 타이밍에 승진하십시오.
때로는 조금 늦은 승진에도 불안해하지 마십시오.
당신의 뒤쳐짐에 따듯한 손을 내미는 동료들이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혹시나 너무나 능력이 출중하여 특진을 하게 된다면 꼭 뒤를 돌아보십시오.
먼저 인정받은 자로서의 책임감으로 뜨겁게 일하시고 따듯하게 품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