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념 2... 내가 보는 나의 세상

by 소망

세상


내가 보는 세상은 매우 좁고 한정적이다.


기대보다 작고 하얀 구름이 연한 빛 하늘에 동동.


맴맴맴맴 울어대는 매미 소리와 멀리서 들리는 알 수도 없는 혼합된 소음들.


이것들이 내가 보는 지금의 나의 세상이다.


그러나 내가 아는 나의 세상은 너무나 넓다.

내가 아는 것은 과거를 거치며 내가 보고 들은 것들이며 현재를 살며 보고 들은 것들이다.


따라서 내가 아는 세상은 내가 보고 들은 것들이다.


오랜 세월을 산 나는 우물 안 개구리가 아니니 내가 듣고 보아 알고 있는 세상 외 더 넓은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알고 있지만, 경험하지 못한 세상이 더 많음도 알고 있다.


백聞이 불여일見이고 백見이 불여일行인데


들은 것을 실물이든 사진이든 뭐로든 본 것이 낫고 본 것보다는 직접 가서 경험하는 것이 나은 법이다.


내게는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오세아니아, 북극, 남극 등 아직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땅들이 있고 그 속에는 셀 수도 없고, 상상도 어려울 만큼의 것들이 존재한다.


한 생전 길다고 하나 이 작은 지구(blue dot)조차 돌아다녀보지 못하고, 작은 한반도조차, 서울시조차 돌아보지 못했다. 사진 등 매체를 통해 본 것들이 얼마나 될까?


내가 아는 내 세상이 넓다 했어도,.. 안다 하지 못하고 넓다 하지 못한다.


아는 만큼 보이는 법.

아는 것이 적으니 보는 것도 적었다.


그래서 난 상상이란 마음의 눈을 뜬다.

'이 세상은 얼마나 넓을까?'

수금지화목토천해성, 우리가 살고 있는 이런 태양계가 수도 없이 많다는데... 상상조차 멈추게 된다.


'무엇을 상상할 수 있을까?'


내가 아는 세상을 눈과 귀, 마음으로 상상하는 것으로까지 넓혀도 가늠되지 않는 세상에서 나의 이 작은 존재로 비애감을 느낀다.


어쩌면 비애감보다 이렇게 넓은 곳에 살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감사해야 할 수도 있지만 말이다.


지난해 타국으로 여행을 갔을 때부터 그 머무는 곳이 마치 내가 살던 곳인 양 그리 낯설지 않았다. 그저 내 감각으로 느끼는 ㅡ경험하는ㅡ 곳이라는 생각만 있었다.


마음의 눈으로 보던 곳이 내 눈앞에 있다 해도 좀은 익숙한 듯 편하게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이 세상의 모든 것을 알고 경험하고 가기엔 삶이 너무 짧다는 아쉬움이 있다.




나는 보고 듣고 아는 것뿐으로 만족하며 떠나야 할 듯하다.


그러나, 이 세상의 모든 것은


'네 영혼이 온 세상이니라'라고 한 우파니샤드의 지혜가 맞는 말이라면 나의 눈과 마음으로 보는 것이 전부일 텐데, 영혼으로 볼 수 있지도 않고 영혼을 들여다볼 수도 없다.


위로가 되는 진리는 이 세상과 세상 모든 것은 그 자체로서 의미를 품고 있다는 것이다.


노란색은 노랑으로, 초록은 초록으로, 빨간 것은 빨강으로, 산은 산으로, 강은 강으로...


내 눈에 보이는 것들은 그대로 의미를 가지고 존재한다는 것이다.


큰 세상도 모든 것이듯 작은 것도 모든 세상이라는 것. 매우 작고 사소한 것도 존재로서 꽉 찬 의미를 가진다는 말이다. 만물이 자체로서 의미를 가지는 것은 존재의 본질이다.

세상 모든 외부의 것들은 내게 의미가 있을 때 존재가치가 있는 것이고, 내가 경험하는 것만이 내 세상인 것이다.


내 눈에 지금 보이는 노란 띠, 퇴색된 붉은빛 지붕과 연한 하늘빛, 집안의 가재들, 지금 내가 있는 여기 방안 침대. 이들은 모두 제위치에 존재함으로 의미를 가지며 내게도 의미가 있다.


내가 보는 것도 중요하나, 나조차 그들에게 그러한 의미일 것이며, 세상이 아무리 넓다 해도 단순한 진리는 하나하나의 개체 속에 담겨있음을 알라는 거겠다.


작은 풀 한 포기에서 온 세상을 볼 수 있다면 그로써 삶의 기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짧은 삶이라, 다 경험하지 못하고 간다 아쉬워할 일도 아니라는 것이다.


나도 누군가에게 세상의 모두라는 의미가 되고 싶다.


스스로 존재 의미를 가지는데 보탤 것이 무엇이며 뺄 것이 무엇일까.


나도 나로서 스스로 존재한다.

모든 것이 내 안에 있다.

다른 모든 것도 그러한 줄로 알리라.


그저 보여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경탄할 일이며 신기한 일이다. 무대 위에 설치된 것들을 지나치며 나 또한 그들 속에 하나의 장치물임을... 그들의 속성은 나를 떠나 있다. 그저 간과하며 지나칠 뿐이다. 연출가나 감독이나 스태프의 손에 의해 이동되거나 다른 오더를 받을 때까지 나도 설치된 무대 위에서 즐길 뿐이다. 그것이 희극이든 비극이든 말이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연출가나 감독에게는 나와 동등하여 평등하다.


기왕 즐기는 무대라면 희극의 주인공이면 좋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아는 나의 세상은 너무나 넓다. ㅎㅎ

알 수 없고 볼 수 없는 세상이니 불안과 두려움이 있다. 유리구슬 안으로 볼 수 있는 세상이라면 불안의 염려가 없어질까....


나는 늘 모순된 생각 속에 빠져 살고 있다.




내가 보는 세상은 매우 좁고 한정적인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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