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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망망작가 Sep 27. 2024

내려놓을수록 찾아오는 비밀 (1)

비달라아사나 (Vidalasana) 고양이자세

나는 평소 노트북 작업을 많이 하는 편이라 목과 어깨가 잘 뭉친다. 요가강사이기에 몸이 유연한 편이라 균형이 무너진 자세를 조금만 유지해도 몸이 귀신같이 알고 비상을 외친다.

그럴 때면 나는 바닥으로 내려와 비달라아사나(vidalasana)라 불리는 "기지개 켜는 고양이 자세"로 몸을 풀어낸다.



비달라아사나 (vidalasana)

네발기기 자세에서 한 손씩 앞으로 보내 상체를 낮춘다.

손으로 바닥을 밀어내면서 팔꿈치를 완전히 편상태에서 가슴을 바닥으로 늘린다.



비달라아사나는 굽은 등을 펴고 어깨관절을 이완하는데 탁월하여 회원들이 좋아하는 동작이다 보니 수업에 자주 넣곤 한다.


한 번은 요가실 앞줄에 앉으신 회원 중 한 분이 가슴이 충분히 열리지 않은 상태에서 비달라아사나를 완성하려고 무리하게 힘을 주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그녀는 턱으로 바닥을 찍어 누르며 등이 약간 말린 상태로 목과 어깨에 과한 긴장을 주고 있었다.


가쁜 호흡으로 버티고 있던 그녀에게 조용히 다가가 잘못된 자세를 취하고 있음을 알려드리며 뒷목에 긴장을 먼저 풀기를 권해드렸지만 그녀는 동작을 꼭 완성하리라는 마음이었는지 계속 턱으로 버티고 있었다. 수업시작 전부터 요가실을 잡아먹을듯한 이글거리는 눈빛의 그녀를 말리기란 쉽지 않았다.



 ‘힘 빼세요’, ‘긴장 푸세요.’


몸에 힘을 빼는 것이 뭐가 어려운가 싶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다. 힘을 내려놓았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힘을 주고 있거나 긴장을 풀기 위해 노력하지만 잘 안 풀린다.


 수업 중에 ‘움츠린 어깨를 내리고 긴장을 푸세요’라고 말했을 때 그것을 알아차리고 어깨를 내리는 분들이 사실 대부분이지만 가끔 한 두 분씩 어려워한다. 또는 어깨긴장을 풀며 잘 시작했다가 중간쯤 보면 다시 어깨가 올라가 목이 긴장되어 있는 분도 많다.


어쩌면 우리가 마음에 힘을 주며 몸을 움직이는 것이 익숙해져 버려 습관처럼 몸에 뱄을지도 모른다. 이때는 몸과 마음의 내려놓음이 필요하겠다.


여기서 내려놓는다는 것은 동작을 완성해야겠다는 마음을 내려놓는 것이다. 비달라아사나를 완성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턱을 너무 짓누르면서 가는 게 아니라, 얼굴이 바닥에 닿지 않더라도 상체의 모양을 더 깊게 만드는 것에 집중하다 보면 어느새 가슴이 바닥에 닿게 되면서 턱도 자연스럽게 열리고 호흡이 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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