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글로 생각을 정리하는 습관이 있어. 굳이 깔끔하게 정리하지 말고 의식의 흐름대로 막 써 내려가더라도 글로 쓰는 건 굉장히 도움이 돼.
우선 글을 쓰면 그 글을 누군가와 공유하지 않더라도 내 안에 있는 생각을 바깥으로 꺼내는 듯해서 조금 후련해져. 왜 가끔 어떤 고민이 있을 때 친구한테 말을 하는 것만으로도 조금은 속이 시원해지는 느낌이 들 때가 있잖아. 그거랑 비슷해.
어떤 일 때문에 막 기분이 안 좋고 힘들다가도 글로 그 일을 정리하다 보면, 그 감정에서 조금 떨어져서 나를 바라보게 되고 조금 더 나은 상태로 생각을 정리하게 돼.
생각의 흐름대로 빠르게 쓰기 위해 엄마는 주로 컴퓨터로 일기를 써
그리고 ('고민도 고민하기' 편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같은 생각을 반복하지 않게 되지. 생각을 하다 보면 생각보다 같은 생각을 쳇바퀴 돌 듯할 때가 많거든. 하지만 글로 생각을 풀어내다 보면 같은 생각이 반복되는 경우 바로 눈에 띄어. 그러다 보니 같은 생각을 반복하는데 시간을 쓰기보단 더 깊이 생각해보는데 시간을 쏟게 되더라고.
엄마한테 글쓰기는 생각하는 방법인 것 같아. 나 자신과 대화하며 생각을 정리하는 수단인 거지.
사람에 따라 생각하는 방법이 다를 수도 있어. 굳이 글쓰기가 아니어도 차분하게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같은 효과를 누릴 수도 있고, 가까운 사람과 대화를 하며 생각할 수도 있지. 어떤 방법이든 좋아. 여러가지 방법을 병행하는 것도 좋고. 너도 너만의 생각하는 방법을 가지고 깊이 생각해보는 시간이 많았으면 좋겠어.
'고민도 고민하기'에서 고민을 조심하라고 했지만 거기서 말한 고민과 여기서 말하는 생각은 조금 다른 얘기야.
네가 어떤 감정을 느끼거나 어떤 생각을 했을 때 그걸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았으면 좋겠다는 말이야. 그러다 보면 같은 걸 보고도 너만의 생각을 하게 될 수도 있고, 어떤 감정을 겪을 때도 그 감정에 지배당하지 않을 수 있어.
생각을 깊게 많이 하며 살아가기엔 세상이 너무 급박하게 돌아간다고 느껴질 때도 있어. 하지만 삶을 정신없이 살아내기 급급하기보단 오롯한 나 자신으로서 생각하고 느끼고 또 (행여 의미가 없더라도) 의미 부여하며 살아가는 게 좋다고 생각해서 가능한 생각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려고 해.
시간이 없다면 운전할 때를 활용해 봐. 물론 운전은 주의해서 해야 해!
예전에는 잘 못했던 부분이야. 엄마는 성장해야 한다는 강박이 심한 사람이라, 전에는 시간을 빈틈없이 보내려 노력했어. 대학생 때는 학교 다니면서 과외하면서 동아리 활동하고 과 활동에도 안 빠지고 제2, 제3 외국어 공부도 하면서 공모전도 참여하고 진짜 정신없이 보냈어. 회사 와서도 일을 사서 하는 스타일이었고. 사회 초년생은 채우기가 필요한 때이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정신없이 보낼 건 아니었는데 싶어.
'열심히 여유 갖기'에서 언급했던 여유 갖기에서 할 수 있는,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생각하기야. 여유를 갖고 그 시간에 네가 마음껏 생각할 수 있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