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밥상을 등지고 누웠고, 나랑 남편은 서로 조곤조곤 따지고 들었으며, 그 논쟁은 아이가 '말 그만하고 안아줘'라고 계속해서 요구할 때까지 이어졌다.
참고로 딸내미는 안아줘 쟁이다. 요구 사항도 세부적이라, 저 날은 저 이불로 돌돌 말아서 안아달라고.
남편과 나는 타협하지 않았다. 결국, 나는 결국 숟가락 들고 쫓아다니며 아이에게 점심을 먹여냈고 아이는 (아빠의 의견대로) 저녁때까지 간식을 못 먹었으며 그 덕에 아이가 저녁은 잘 먹었다.
서로 끝까지 타협하지 않고, 어느 한쪽이 포기하지도 않고 아득바득하는 게 일상이다. 이런 사람들 - 극복할 수 없는 성격(성향, 가치관) 차이를 가진 고집쟁이 부부 - 이 둘 다 진심으로 육아하니 집안에 바람 잘 날이 없다.
이런 우리 사이에서 태어난 딸내미도 한 고집 한다...
생각해보면 우리 부부는 옛날부터 논쟁이 잦긴 했다. (이제까지 간단하게 '싸움'을 했다고 했지만 실은 논쟁에 가깝다.) 결코 큰 소리 내는 일은 없으며, 위의 갈등 후에도 리프레쉬해야 한다며 가족 외출하고 아이를 재운 후에는 야식을 시켜 먹었다.
케익 배달은 처음 해 먹어봤다. 육아인은 배달 없인 못 살듯
전에는 로컬 우동 맛집에 갔다가 대기업의 골목 상권 침해에 대해서 논쟁이 붙은 적이 있는데, 한참을 싸우면서도 큰 소리 한 번 안 내고 국물 한 방울/ 튀김 부스러기 하나 남기지 않았다.
고집쟁이 딸내미 2. 옷 안 입겠다고 있는 힘껏 침대 프레임에 붙어 있는 중.
이러니 우리 부부는 정말 다른데, 몇 안 되는 공통점이 바로 '지속 가능한 논쟁러'라는 점이다. 오히려 논쟁이 지속 가능해진다. 크게 싸울 걱정이 없으니 서로 논쟁을 겁내지도,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말은 좋은데, 이러다 보니 (특히 육아를 시작하고부터는) 맨날 리바이어던이다.
그래, 지속 가능하기만 하자 ㅋㅋ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 책 리바이어던 표지를 처음 찾아봤는데 좀 무섭긴 하다 ...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