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이 아니라도 한 단(200~250g)에 4000원 정도면 샀던 것 같은데, 어제는 시금치를 사려고 마켓 컬리에 들어가 보니 9800원이었다. 이마트몰에서는 7000원대.
오늘은 500원 내려서 9300원. 근데 이게 최저가 도전 딱지가 붙다니 ㄷㄷ
아이 먹을 식재료는 아끼지 않고 사는 편이고, 시금치는 아이가 몇 안되게 손대는 채소지만, 이건 비싸도 너무 비쌌다. 시금치가 삼겹살보다 더 비쌀 판. 미안하다 딸내미!
그래서 딸내미 채소 반찬으로 시금치 대신 선택한 나물은 근대.
내돈내산 ㅋㅋ
근대는 여름판 시금치다. 시금치처럼 풋내 말고는 강한 향이 없고, 실제로 먹는 방법도 된장국/나물 등 비슷하다. 필수 아미노산이나 무기질 함량이 높아서 성장기 아이한테도 좋다고 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쿡쿡TV) 왈 이다.
여름이 제철이라서 가격도 시금치의 반값 정도.
그럼 이 좋은 근대를 이제까지 왜 안 해 먹였냐 하면... 줄기 껍질 벗기기가 귀찮아서? 아이가 시금치를 더 잘 먹어서?... 궁색하다. 맞는 말이긴 한데 줄기 껍질을 고구마 줄기만큼 많이 벗겨야 하는 것도 아니고, 아이가 근대랑 시금치를 엄청 구별할 것 같지도 않고, 단순히 별 생각이 없었던 것 같다.이래서 다 아는 요리법이라도 가끔 요리책을 들춰보거나 블로그를 봐야 하나 보다.
근대나물 하는 법은 이렇다.
1. 근대 줄기를 벗긴다.
- 지저분한 줄기 끄트머리를 살짝 잘라내면서 걸리는 식이섬유 줄기만 대강 벗겨도 괜찮다. 부드러운 줄기는 안 벗길때도 많다.
2. 씻는다.
- 줄기 사이에 골이 패여 대강 씻으면 흙이 안 씻기기도 하니 잘 확인한다.
3. 소금 넣은 물에 데친다.
- 익는데 시간 오래 걸리는 줄기 쪽부터 넣는 센스를발휘하자.
4. 물기를 꽉 짜낸다.
- 겉은 식어도 속은 뜨거워서 뜨거운 물 나올 수 있으니, 충분히 찬물 샤워하거나 중간부위까지 뒤적거린 후에 하자.
- 집마다 아이마다 간은 다를 테니 비율만 맞추자. 아이 먹기는 살짝 짤지도 모르는데 (거의 어른 간) 딸내미가 나물이 싱거우면 안 먹어서 ㅠㅠ
- 33개월 딸내미 나물에 생 다진 마늘은 최근에 넣기 시작했다. 전에는다진 마늘 넣을 때 참기름 조금 넣고 전자레인지 살짝 돌려서 매운기 가시게 한 후 넣기도 했다.
- 아이 반찬은 괜히 신경쓰여서 집간장으로 한다. 우리집 집간장은 정말 집간장이라 안심되서. 양조간장으로 해도 무방하다.
간장맛 참기름맛 깨맛
지나가는 딸내미 입에 넣어주니... 먹는다!
완전 이런 심정. 시금치랑 구분 못할거라 큰소리 쳤지만 내심 긴장함
시금치가 비싼 건 폭우로 여름 시금치 작황이 최악이라서 란다. 게다가 추석도 다가오니 가격은 더 요동칠 예정이란다. (시금치 가격은 한 달 만에 204%가 올랐고, 전년 동월 대비해도 20% 넘게 올랐다고 한다.) 근대 철이 얼마 안 남았다. 근대 나올 때까지는 근대로 버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