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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뉴욕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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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솜대리 Sep 02. 2023

드디어 자취생 수준까지 왔다_이케아 조립, 적응기

미국생활 11일 차



이케아 가구 조립을 했다. 한국에 있을 때도 이케아 제품을 쓴 적은 있었지만 조립은 남편 몫이었기 때문에, 첫 조립을 앞두고 잔뜩 긴장하고 있었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산 테이블, 의자, 책상은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잘 안되면 품목 당 30불가량 씩 주고 조립서비스를 쓸 고민도 했는데 그럴 필요까진 없었다 ㅎㅎ 오래간만에 레고 하는 느낌도 나고 할 만했다.


사실 망치가 없어서 책장은 하다 말았고, 어른 의자는 부품이 부족해서 딸내미용 어린이 의자에 앉고 있다. 간신히 앉아지기는 한다 ㅋㅋ


그렇게 해서 드디어 나에게도 테이블과 의자가 생겼다! 조금 전에 파리와 바퀴벌레 시체를 치워낸 맨바닥에서 밥을 먹는 것과 테이블에 앉아서 밥 먹는 건 천지 차이다. 정말 행복하다. 머리를 말릴 드라이어나 냉동식품을 조리할 전자레인지가 왔을 때, 기본적인 식료품을 샀을 때도 이런 행복감을 느끼긴 했는데 이번이 진짜 끝판왕이었다. 드디어 보통의 자취생 레벨까지 올라온 느낌이다. 이 정도면 살만하지.


기념으로 차린 저녁. 맨날 먹던 냉동식품 대신 큰맘 먹고(?) 이것저것 사서 차렸다.사람 사는 것 같다 엉엉


이제 똥파리만 더 이상 나타나지 않으면 된다. 우선은 페스트 컨트롤을 기다리는 중이다. 다행히 창문을 하루 종일 닫고 있었더니 똥파리가 별로 들어오지 않았다. 창문을 열 때마다 방충망 상태를 확인했는데, 방충망 수리할 때 많이 들어왔을지도 모르겠다. 바깥에는 확실히 똥파리가 많은 것 같은데, 죽은 쥐가 있거나 하면… 페스트 컨트롤에서 어떻게 해주겠지 ㅠㅠ


똥파리, 빈대 의혹, 놋물, 바퀴벌레 등 새로운 상황이 닥칠 때마다 기겁을 하고 있다. 물론 똥파리 수십 마리가 집에 날아다니고 바퀴벌레 수십 마리가 냉장고에 죽어 있는 모습은 정말 충격적일 수밖에 없지만 ㅠ 나도 평소보다 더 많이 긴장하고 있는 것 같다. (남편은 내가 자꾸 급발진한다고 한다. ㅎㅎ)


그래서 다음날 (오늘) 아침도 실컷 차려놓고 그릇 째 들고 학교로 나가서 먹었다 … ㅎㅎ


원래 처음에는 적응이 필요한 거라고 나를 다독여가며 겪어내는 수밖에 없다. 잘 먹고 잘 쉬면서 에너지와 여유를 잘 비축하며 지내야지. 오늘은 (결국 오지 않은) 페스트 컨트롤을 기다리며 하루 종일 집에 있었는데 (왜 시간을 정하고 오지 않는 것인가!) 내일은 메모를 남겨두고 나갈 셈이다. 햇빛도 쐬고 커피도 마셔야지.


세번 샤워 만에 샤워기 필터 색깔이 저렇게 됐다… 필터가 모자랄 것 같아서 다리 부상으로 가능한 매일 하던 족욕도 안하고 있었는데 그냥 반신욕을 해버렸다. 너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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