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아직 2023년
올해 목표를 끄적이던 노트를 발견했는데 이렇게 쓰여 있었다.
- 퇴근 후에는 일 OFF 모드
- 남의 시선 신경 쓰지 않기
- 자투리 시간에는 책 읽기 (애를 재우고 나면 좀비가 돼서 집중은 안되는데 자기는 아깝고 내 시간도 필요해서 멍하니 유튜브를 보곤 했다.)
내가 작년 말에 얼마나 쩔어 있었는지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목표들이다. ㅎㅎ 지금 저 목표들을 달성했는가 하면 그렇다고 답할 수 있을 것 같다. 직접적으로 달성한 건 아니지만, 저 목표들이 의미 없게 느껴지는 거 보니 충분히 (지금은) 마음의 여유를 찾은 것 같다.
올해는 뉴욕으로 이주하고 십수 년 만에 학생이 되면서 정신이 없기 했지만 좋은 변화들이 많았다. 올 초에는 우리 세 가족 모두 건강이 안 좋았는데 지금은 셋 다 아주 좋아졌다. 딸내미 아토피가 많이 나아져서 예전처럼 밤을 지새우는 일이 많이 줄었고, 남편과 내가 회사를 휴직하면서 스트레스도 줄고 가족끼리 보내는 시간도 많이 늘었다. 그러면서 남편의 우울감과 내 발도 많이 나았다.
참 잘 쉬었다. 우리 가족 모두가 이렇게 쉬어가며 함께 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다시 일을 시작하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금의 마음의 여유가 몇 개월은 가겠지 ㅎㅎ
내년도 변화가 많을 예정이다. 아직은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다. 지금은 한 해를 마무리하고 워싱턴 여행하는데 집중하고 내년에 뉴욕으로 돌아가서부터 고민을 해볼 생각이다. 변화와 변수가 많은 만큼 오히려 구체적인 목표는 없다. 다만 우리 가족 모두가 몸도 마음도 건강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