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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뉴욕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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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솜대리 Jan 04. 2024

최고의 훈제 연어를 맛보다

미국생활 137일 차




워싱턴 여행 후 재정비의 시간도 끝나고 드디어 동네 (뉴욕) 탐방의 시간이 되었다. 아이를 등원시키고 남편과 바로 향한 곳은 러스 앤 도터스와 브루클린 브릿지. 둘 다 남편이 내내 가보고 싶어 했던 곳들이다.


러스 앤 도터스는 훈제 생선으로 이름난 델리다. 역사도 깊고 유명한데, 집에서 먼데 테이크 아웃만 되는 점이 애매해서 아직 나도 가본 적이 없었다. 가게에 들어가니 연어 여러 종류와 이름을 알 수 없는 많은 생선들이 훈제되어 쫙 진열되어 있었다. 우리는 잘 모르니 메뉴판 제일 위에 있는 메뉴를 시켰다. 바로 기본 연어 베이글 샌드위치.


다시 봐도 침 넘어간다


베이글 종류나 크림치즈를 고르고 토핑을 추가할 수 있었다. 우리는 토스트 한 에브리띵 베이글 + 쪽파 크림치즈 + 기본 훈제연어 + 토마토, 케이퍼, 양파 조합으로 시켰다.


와, 정말 연어가 맛있었다. 쫀득쫀득한 게 입에 착착 붙었고 스모키 함도 딱 좋았다. 채소도 썰어놓은지 얼마 안 된 것 같고 엄청 신선했다. 다만 인터넷 후기대로 베이글이 별로였다. 모두가 최상급인데 베이글만 일반 아무 델리에서나 파는 베이글로 중하일까 말까 하는 느낌. 남편에게 그 후기를 얘기한 적이 없는데 한 입 먹고 바로 "베이글이 아쉽다"라고 했다.


그래서 훈제 연어만 따로 샀다. ㅎㅎ 1/4파운드, 그러니까 약 100그람씩 2 종류를 샀다. 연어 샌드위치에 들어간 연어는 Gaspe Nova였는데 그거랑 비슷하게 느껴지는 짠맛 + 스모키 함이 있지만 좀 더 쫀득쫀득해서 입에 착착 감기는 Norwegian 연어와 그것보다 조금 더 스모키하고 짠 Scottish 연어 (사과와 체리 나무로 훈제)를 샀다.


이렇게 다양한 종류의 훈제 연어가 있다


통 훈제 연어를 직원이 떠서 무게를 달았는데 두 번 다 정확하게 1/4파운드였다. 장인샵은 장인샵인가 보다. 1/4 파운드면 아주 얇은 6조각 정도였는데 각각 14-15 달러 정도 했다. 연어 샌드위치 하나를 나눠 먹고, 훈제 연어 12 피스를 사니 50달러가 나온 걸 보면서 다시금 뉴욕 물가를 느꼈다. ㅎㅎ 그래도 이렇게 맛있는 훈제 연어를 맛본 건 좋았다. 또 와야지.


다른 훈제 생선도 있다. 다음엔 얘네도 먹어볼까보다


다음으로는 브루클린 브릿지. 날이 그렇게 춥지 않고 햇살도 좋아서 브루클린 브릿지를 걷기 딱 좋았다. 유명한 관광지고 오늘도 관광객이 굉장히 많았지만, 남편과 날씨를 즐기며 걸으니 그냥 데이트 느낌이었다. 날씨가 풀리는 봄 즈음에는 아이를 데리고 와야겠다고 생각했다.


좋다!


다리를 건너니 딱 차이나 타운 근처였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익숙한 음식을 먹을 수 있어서 우리가 너무나도 좋아하는 차이나 타운. 아직 11시라 점심시간치고는 조금 일렀지만 그냥 지나갈 수 없었다. 수제 면을 하는 식당에서 따뜻한 국물이 있는 국수를 한 그릇씩 시켜 먹었다. 남이 해 준 국물 요리라니 참 귀했다. 국물 한 방울도 남기지 않고 싹싹 먹고, 근처 가게에서 수제 두유까지 사서 집으로 돌아왔다.


국물 요리가 귀한 느낌이다. 스프는 많이 팔지만 그건 또 너무 다르니


오후에는 우리 집에서 플레이 데이트를 했다. 친구 엄마는 아이를 맡기고 갔고 (여기서는 이런 플레이 데이트가 많다.) 남편도 도서관에 보냈다. 그래서 1시간 반 정도 혼자 아이 둘을 데리고 있었는데, 둘이 잘 놀아서 힘든 게 별로 없었다.


덕분에 아이가 노는 걸 차분하게 지켜볼 수 있어서 좋았다. 선생님이 딸내미가 반에서 제일 수다쟁이라고 했는데, 진짜 노는 내내 말을 했다. 간단한 영어지만 멈추질 않았다 ㅋㅋ 애가 적응하는 걸 보면 정말 너무 신기하다.


자기 장난감을 보여주고 나름 설명하는 중


평화로운 하루였다. 벌써부터 방학이 1주일 반만 남은 게 너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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