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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뉴욕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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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솜대리 Mar 01. 2024

일상 강제 복귀 중_240229

미국생활 194일 차


거의 만 3일을 고열에 시달린 후, 화요일부터 열이 사그라들기 시작했다. 대신 기침과 콧물이 몰려왔지만 그래도 열이 가셔서 (튼튼이가 한증막에서 벗어나서) 안심이다.


거의 정신없이 누워있다가 슬슬 정신을 차리니 먹는 게 고역이다. (그전에는 먹을 생각도 못했다.) 내가 아파서 남편이 음식을 하고 있는데, 나까지는 차례가 안 온다. ㅎㅎ 남편이 독박 육아를 하는 데다 원래 요리를 못하니, 아무리 내가 있는 재료로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레시피를 찾아다 준다고 해도 숨이 턱이 차는 모양이다.


미국 사람들이 아플 때 많이 먹는 치킨 수프를 사다 먹기도 해봤는데… 아직 밖의 음식 역해서 못 먹겠다.


그래서 남편에게 따로 내 밥 얘기를 안 하다가 굶을 뻔했다. ㅎㅎ 남편은 아이와 본인 챙기기도 정신없으니 내가 뭘 따로 얘기하지 않는 이상 당연히 딸내미와 둘 의 밥만 챙겨서 먹었다… ㅎㅎ 약을 먹으니 굶을 수 없어서, 내 것을 좀 남겨주거나 나한테 물어봐 달라고 해고 잊어버리곤 했다. “나라면 필요한게 있음 부탁했을테니까, 널 따로 챙기는 걸 자꾸 까먹어"라고는 하는데, 뭘 챙길지도 모르겠고 정신도 없고 그런 모양이다. 그래도 물어는 주지 싶은 마음은 어쩔 수 없었다. ㅎㅎ (그래도 남편 진짜 고생 많다...그리고 내가 해달라는게 있음 가능한 해준다.)


살려고 끼니 때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남편과 아이가 먹는 걸 한 입 같이 먹는다. 내가 메뉴는 정해주지만 메뉴 선정의 기준이 전적으로 아이가 먹을 만한 것 + 남편이 조리하기 편리한 것이다 보니 내 속에는 안 받았다. 어젯밤에는 소화가 안 되어 잠이 안 오더니, 아침에는 도저히 안 되겠어서 억지로 누룽지를 대충 혼자 끓여 먹다가 다 토하고 말았다.


그냥 이런거 사다가 난 속살만 조금 먹고 했더니..


그래도 일상으로 돌아갈 때가 되었다. 대학원 와서 수업도 처음으로 째보고 자리보전하고 있었지만, 내일도 중간고사 다음 주 월요일도 중간고사다. 도서관에 갈 힘도 없고 집은 공부할 환경이 안되니 집 바로 옆 카페에 억지로 가서 앉아서 내일 시험 과목 필기만 한 번 훑어봤다. 그래도 다행인 건 물리적으로 준비할 시간이 안되다 보니 심적으로 낮은 시험 점수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다는 거다. ㅎㅎ


디카페인 커피에 단 것 조금 먹으면서. 이 것도 소화는 안되서 조금만..


비록 내일의 시험이 나를 멱살 잡고 일으키고 있기는 하지만, 멱살 잡혀서라도 일으켜지는 상태가 되어 다행이다. 외지에서 임신하고 아프면 진짜 고생이다 ㅠㅠ 몸 일으켜지니 내 몸 내가 잘 챙겨서 얼른 낫자 ㅠㅠ


따뜻한 차나 한 잔 마시고 잘까 싶은데 또 차 마시고 누우면 역류하는 느낌 들까봐 못 마시겠다 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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