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뉴욕 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솜대리 Mar 25. 2024

뉴욕주 농장 커뮤니티 방문, Glynwood farm

미국생활 217일 차



오늘은 Food systems 수업에서 농장 견학을 갔다. Glynwood farm이라는 뉴욕주의 한 농장이었는데, 비영리 단체로 생산보다는 신규 농부 교육과 농부 커뮤니티 결성, 농업 활성화를 모토로 삼는 곳이다.


그래서 강의 시스템(마이크와 이어폰)도 잘 구비되어 있었다. 심지어 채널이 여러 개라 여러 팀 교육이 한 번에 가능함


이런 곳이 여러모로 유지가 되는 게 신기했다. 재정적으로는 유명 배우나 재력가들의 펀딩을 받는다고 했는데, 농업 커뮤니티를 위해 펀딩이 지속된다는 게 신기했다. 역시 미국은 기부의 나라인가... 그리고 계속해서 신규로 교육을 받을 농부들이 유입되는 것도 신기했다. 그만큼 농업에 뛰어드는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있다는 거겠지.


더 예상 밖인 건, 교육을 받는 신규 농부들의 대다수가 20대 백인 여성이라는 사실이었다. 농장 측에 따르면 거의 다 대학 교육을 받은 중산층 집안의 여성들로, 경제적 부담 없이 자기가 해보고 싶은 걸 해보려는 사람들이 도전하는 것 같다고 했다. 실제로 이곳 농장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농업 경험을 가진 백인 여성들이 많았고, 축산 쪽 리드 중 한 명이 흑인 여성이었는데 코넬에서 Animal Science를 전공했다고 했다.


너는 누구냐


하지만 도전하는 사람들이 꾸준히 있다고는 해도 여기도 농업이 쉽지는 않아 보이는 것이, 그렇게 교육받은 사람들 중 많은 이들이 5-7년을 기점으로 관둔다고 한다. 밤낮없이 많은 리소스를 쏟아 일하지만 그만큼 리턴은 많지 않고, 도시에서 떨어져 살다 보니 결혼과 육아가 쉽지 않다고 했다. 여기까지 설명을 듣고 나니 그제야 좀 현실성이 생겼다.


강의진은 한 명 빼곤 다 여자였다.


여기서는 여러모로 농업이 지속가능할 수 있도록 노력을 하고 있었다. 가장 이곳에서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사례는 Hard Cider이었다. 뉴욕은 펍에 가면 Hard Cider(사과주)를 많이 파는데, 이곳 농장에서 뉴욕주 특산물인 사과를 활용해 (그렇다. 뉴욕주 특산물은 사과다. 보통 뉴욕 하면 맨해튼을 떠올리지만, 맨해튼은 일부고 많은 부분이 외곽지역인데 그 지역들에는 사과 농장이 엄청 많다.) 보관이 용이하고 고 부가가가치인 하드 사이더를 판매할 아이디어를 냈고, 각종 마케팅과 로비 활동을 통해 활성화시켰다고 한다. 아직 초기이긴 하지만 저탄소 농법 등에 대해서도 연구하고 있었다. (지열을 통해 온실의 온도를 유지시키는 Climate battery, 저경작 농법 등)


남은 작물의 일부를 경작으로 파내지 않고, 두꺼운 검은 천을 덮어 온도를 높여 그대로 썩힌다든지 (저경작)


이 농장 사람들은 자부심을 가지고 일한다고 했다. 그럴 것 같았다. 나는 이 농장이 굉장히 독특하게 느껴져서, 뉴욕주나 미국 다른 곳에도 이런 농장이 있나 질문했더니 미국이나 뉴욕주에서도 독특한 농장이라고 했다. 소농 커뮤니티가 형성된 곳은 있지만 이렇게 비영리 단체로 지속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건 (펀딩이나 신규 농부 유입 측면에서) 맨해튼에 인접한 농업지라는 특이성이 크게 작용한 것 같다고 했다.


어쨌건 이 농장의 미션이 멋져서 (후원까진 할 능력이 안되지만) 농장에 딸린 가게에서 콩이나 과일 등을 사서 돌아왔다. 다음에 갈 Stone barn은 워낙 유명하고 예전부터 가보고 싶던 곳이라 기대를 하고 있었지만 이번 농장은 기대를 크게 하지 않았는데도 진짜 재밌었다. 수업에서만 지속가능 농법이나 소농 커뮤니티에 대해서 배우다가 그런 노력을 실제로 보니 더 머리에 쏙쏙 들어왔다. 진짜 현장 학습을 경험한 느낌이었다. 이런 건 더 하고 싶은데 곧 졸업이네 ㅎㅎ


귀여운 샵
매거진의 이전글 미국과 우리나라의 교육 방식 차이_240321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